울리다 멈춘 화재경보기… 안전공업 참사 키운 대피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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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다 멈춘 화재경보기… 안전공업 참사 키운 대피 지연

26일 수사 중간브리핑, 대표 등 6명 출국금지
"경보기 울리다 곧바로 꺼져" 53명 공통 진술
가벽·나트륨정제·불법파견·통화 등 수사 대상

  • 승인 2026-03-26 18:14
  • 신문게재 2026-03-27 1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 안전공업 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리다 곧바로 꺼지는 바람에 직원들이 오작동으로 오인해 대피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대규모 인명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경찰은 경보 중단 경위와 무허가 나트륨 정제소의 안전 관리 적정성, 불법 파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경영진 6명을 출국 금지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수사 당국은 확보된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연소 확대 경위를 규명하며 화재 당시의 대응 부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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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경찰청에서 열린 대전 문평동 안전공업 화재 수사브리핑 중 대전경찰청 조재현 광역수사대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현제 기자)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린 뒤 곧바로 꺼지면서 직원들의 대피 판단이 늦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평소와 같은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여겨 대피 골든타임을 놓쳤고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6일 안전공업 화재 관련 수사브리핑을 통해 대표이사 포함 경영진 6명의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고 휴대전화와 업무용 PC 등 256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53명의 관련자 조사에서는 "처음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꺼졌고, 평소와 같이 오작동인 줄 알았다"는 진술이 공통으로 나왔다. 경찰은 경보 알람 후 경보가 중단된 것이 다수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이를 집중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을 종합하면 처음에는 화재 발생 때 경보를 들었지만 불과 얼마 되지 않아 경보가 바로 꺼졌다"며 "직원들이 이를 평소와 같은 오작동으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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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문평동 안전공업 화재 발생 후 대전경찰청 및 소방 당국 등이 화재 발생 닷새째인 3월 25일 현장 감식을 하는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조사 과정에서 다수의 직원들은 "다른 사람이 소리를 지르거나 연기를 목격하고서야 화재를 인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보가 울린 시간은 5초, 10초, 30초 등 참고인마다 다르게 인식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경보가 울렸고 곧 멈췄다"는 진술은 공통적으로 확보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경보기가 왜 중간에 멈췄는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누군가 경보를 임의로 끈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상 문제였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화재 현장에 설치된 경보기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시스템상 경보 작동 시간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까지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수사기관은 화재 원인과 연소 확대 경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최초 목격자가 1층 4라인 천장 덕트 부근에서 불꽃을 봤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발화 지점을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점심시간이었던 만큼 현장 작업은 대부분 멈춰 있었고, 일부 24시간 가동 설비 감독 직원 1명만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 상황과 관련해서는 출입구 방향으로 연기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탈출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가운데 가벽 구조가 대피를 가로막았는지에 대해 현장 상황과 맞춰볼 계획이다.

공장 3층 한쪽에 있던 무허가 나트륨 정제소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경찰은 물과 반응하면 폭발하는 나트륨 특성 때문에 해당 구역의 스프링클러 기능이 꺼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해당 조치가 적법했는지, 다른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하청·계약 관계와 불법파견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희생자 14명 가운데 12명은 안전공업 직원이고 2명은 하청업체 파견근무자인 만큼 소속과 근무 형태를 들여다보며 원청과 하청업체 간 계약 관계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신고기록 등도 확보해 당시 상황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진술, 추가 현장 감식 결과를 종합해 화재 발생 직후 대응과 대피 지연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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