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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용 국장. |
그렇다면 이 거대한 폐기물의 굴레를 어떻게 벗어던질 것인가. 대전시는 공공과 민간이 손잡고 '1회용품 제로'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며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먼저 공공기관이 솔선수범의 깃발을 들었다. 시는 매년 전 부서와 산하기관의 실태를 점검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고, 그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약 87만 6천 개의 1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청사 내 다회용 컵 순환시스템 도입은 물론, 직원의 96%가 개인 머그컵과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며 사무 공간에서 1회용품을 밀어내고 있다. 회의실 테이블 위에서도 종이컵 대신 다회용 컵이 자리를 잡으며 공공 부문의 진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뻗어 나갔다. '대전 0시 축제'를 비롯해 5개 자치구의 모든 지역 대표 축제에 다회용기 사용을 전면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24년 153만 개, 2025년에는 무려 235만 개의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눈부신 기록을 세웠다. 편리함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에 대전의 축제는 이제 '먹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라는 전국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스포츠와 문화 현장에서도 다회용은 이제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대전의 자부심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날 수 있는 '꿈씨 다회용 컵'은 단순한 용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전의 마스코트 꿈돌이와 한화이글스의 수리가 그려진 이 컵은 2025년에만 35만 개가 사용되며 야구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96.3%라는 높은 회수율이다. 팬들은 사용하는 즐거움을 넘어, 경기 종료 후 지정된 함에 반납하는 친환경 실천의 보람까지 공유하며 전국 최고의 친환경 응원 문화를 직접 완성해 내고 있다.
이 외에도 카페, 영화관, 전통시장 등 민간 영역과의 촘촘한 협력을 통해 일상 어디서나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노력은 2025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 대전시가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쾌거로 이어지며 대전의 자원순환 행정력을 대내외에 인정받았다.
최근 장기화되는 중동 사태와 국제 유가 불안정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카페의 일회용 컵이나 배달 용기들은 모두 석유화학 제품이다.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면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편리함의 비용이 높아지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제 다회용품 사용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어떤 외부 위기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대안이다.
진정한 '1회용품 제로' 도시는 행정의 설계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텀블러를 가방에 챙기고, 축제장에서 사용한 다회용기를 기꺼이 반납하는 그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대전은 비로소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선도하는 일류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1회용품이 사라진 자리에 시민의 자부심과 푸른 환경이 가득 채워지길 기대하며, '다회용 대전'을 향한 시민 여러분의 기분 좋은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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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