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도 해도 사고 나면 무조건 교사 책임?…사라지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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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도 해도 사고 나면 무조건 교사 책임?…사라지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전교조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 진행

  • 승인 2026-04-21 17:38
  • 신문게재 2026-04-22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에게 전가되는 법적 책임과 과도한 행정 업무 부담으로 인해 수학여행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시행하는 학교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 대다수는 사고 시 형사 처벌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최근 교사 유죄 판결 사례가 이러한 심리적 위축과 교육 활동의 중단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교사가 본연의 교육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고 책임을 국가가 분담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실질적인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전교조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자료=전교조 제공)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현장 분위기에 최근 학교마다 수학여행, 수련회 등 체험 학습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분회장 789명(초·중·고·유치원·특수학교)을 대상으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학여행·수련회와 같은 숙박형 체험학습은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53.4% 학교에서만 이뤄졌다.

이어 당일 체험학습 등 비 숙박형은 25.9%, 학교 내 체험 활동 중심 10.8%로 나타났다. 7.2%의 학교에선 체험학습이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교사들의 심리적 위축도 심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 89.6%가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 됐다. 이중 절반 이상인 54.8%는 불안의 정도가 '매우 크다'라고 응답했다.

앞서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기소된 담임교사가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의 유죄를 선고받자 교사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현장체험학습도 크게 위축됐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현재의 제도 환경에서는 교사들에게 '교육 활동'이라기보다 '고위험·고부담 업무'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체험학습 운영을 위한 행정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응답도 84% 달했다.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계약과 안전 점검 등 방대한 서류 작업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자유 설문에 답한 한 교사는 "충분한 예방 교육과 안전 지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책임을 최종적으로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교사도 적극적인 교육활동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교조는 교사의 안전과 교육활동을 지키는 법적·제도적 장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 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위험과 운영 부담이 큰 숙박형 체험학습에 대한 운영 기준을 재검토하고, 학교와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책임을 교육청과 국가가 분담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교사가 민원 대응과 사고 책임, 과도한 행정 업무에 노출돼 정서적으로 소진되는 환경에서는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보여준다"라며 "현장체험학습 관련 행정 업무를 과감히 정비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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