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농촌마을 45곳 ‘무거주화’ 진입…“사람 없는 마을” 현실화

  • 충청
  • 공주시

충남 농촌마을 45곳 ‘무거주화’ 진입…“사람 없는 마을” 현실화

충남연구원 윤정미 선임연구위원 연구결과 발표
고령화·생활 인프라 붕괴 속 공동체 기능 약화 심화
주민들 “심심함·의료 공백” 가장 큰 고충

  • 승인 2026-05-28 14:30
  • 수정 2026-05-28 14:32
  • 고중선 기자고중선 기자

충남 농촌 지역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공동체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인구 50명 이하의 과소마을과 고령마을이 지난 10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며 '무거주화'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 마을들은 신규 주택이나 경제 시설이 전무한 열악한 생활 여건 속에 놓여 있으며,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 이용의 불편함과 더불어 공동체 해체에 따른 정서적 고립감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고, 마을 관리 체계 구축과 생활 기반 서비스 확충, 주민 주도의 공동체 활성화 등 단계별 대응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ni_jpg
충남연구원 제공
충남 농촌 마을 곳곳에서 공동체 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감소를 넘어 생활 기반과 공동체 기능까지 무너지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로 향하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충남연구원 윤정미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충남 무거주화 마을 실태 및 정책 방안'(충남리포트 제406호)에 따르면 충남 농촌에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생활 인프라 약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무거주화 마을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에서 말하는 무거주화 마을은 단순히 인구가 줄어든 지역이 아니라 공동체 기능 약화와 기반시설 노후화, 정책 사각지대 등이 복합적으로 누적되며 소멸 단계에 접어든 마을을 의미한다.

실제 2024년 기준 충남지역 인구 50명 이하 과소마을은 299개로, 2014년 156개와 비교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절반을 넘는 고령마을은 같은 기간 240개에서 1천754개로 급증했으며, 과소화와 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난 과소고령마을 역시 56개에서 213개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충남 농촌 지역 가운데 총 45개 행정리를 무거주화 마을로 분류했다. 세부적으로는 실거주 인구 20명 이하 초과소마을 9곳, 인구 30명 이하이면서 고령인구 비율이 50% 이상인 과소고령마을 42곳, 최근 10년간 인구가 지속 감소한 마을 15곳 등이 포함됐다.

무거주화 마을의 현실은 더욱 심각했다. 조사 결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평균 79.1%로 주민 10명 중 8명이 노인이었다. 미취학 아동이나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마을 비율은 73.5%에 달했고, 귀농·귀촌 유입도 미미해 외부 인구를 통한 회복 가능성 역시 낮은 상황이다.

생활 여건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신규 주택 건설이 전혀 없었던 마을 비율은 82.4%로 조사됐으며, 경제시설이나 생산조직이 없는 마을도 77.8%에 이르렀다. 농업과 지역 경제 활동 자체가 사실상 유지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미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호소한 문제는 의외로 '매우 심심함'이었다. 응답자의 22.7%가 공동체 붕괴로 인한 정서적 고립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병원 이용 불편 역시 같은 비율로 나타났다. 의료시설이 읍·면 소재지에 집중돼 있어 고령 주민들이 기본적인 진료조차 제때 받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이 밖에도 공동체 활동 부족과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 등이 주요 문제로 지목됐다.

반면 주민들은 공동체 회복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모임 활성화 등 공동체 활동 지원이 꼽혔고, 귀농·귀촌을 통한 외부 인구 유입과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수익 사업 확대 요구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윤정미 박사는 "무거주화는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라 빈집과 돌봄, 이동권, 생활서비스, 공동체 약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위기"라며 "마을 진단 및 관리체계 구축과 생활 기반 서비스 확충, 주민 주도 공동체 활성화, 농촌 공간 전환 전략 등 단계별 대응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주=고중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인공위성 싣고 우주로' 누리호 5호기 조립 막바지…대전샛도 최종 검증중
  2.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만 14세 벽은 유지됐지만… 대전 촉법소년 범죄는 늘었다
  3. 대전 지방선거 후보들, 둔산권 노후계획도시정비 재건축 신속 추진 한 목소리
  4. [세종시 동네공약 해부] 젊은층 생활인프라 수요 충족… 복컴·공동캠퍼스 공약 눈길
  5. 거대 정당 빠진 세종 여성단체 토론회… "민생 의제 검증 회피"
  1. 세종시선수단, 전국소년체전서 성장 가능성 재확인
  2. 누굴 뽑을까?
  3. [2026 기초·기본교육 언론 캠페인] “AI 시대일수록 사람다움” …체험 중심 인성교육과 놀이의 가치 결합
  4.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관찰관 1명당 80명 담당…대상자 느는데 관리 여건 태부족
  5. [중도일보 독자권익위 5월 정례회] 선거 막바지 공정보도 강화 당부… 대전 저조한 수학여행 참여율 지적

헤드라인 뉴스


대전 찾은 외국인 119만명 돌파… 신용카드 소비액도 덩달아 `최고치`

대전 찾은 외국인 119만명 돌파… 신용카드 소비액도 덩달아 '최고치'

대전 외국인 방문자 수가 최근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19 이후 외국인 방문객 수가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인데, 신용카드 사용액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27일 한국관광데이터랩 '외래객 지역별 방한 현황'에 따르면 대전을 찾은 외국인 수는 2025년 기준 119만 1379명으로, 1년 전(103만 9545명)보다 15만 1834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외국인 대전 방문자 수는 코로나 19가 발발한 2020년 12만 1456명, 2021년 12만..

사전투표, 블랙아웃 돌입…충청 여야 부동층 흡수 지지층 결집 사활
사전투표, 블랙아웃 돌입…충청 여야 부동층 흡수 지지층 결집 사활

여야가 6·3 지방선거 최대격전지 금강벨트 판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주요 변곡점을 앞두고 부동층 흡수와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 아웃' 기간 돌입을 앞두고 필승 전략 마련에 촉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여야 지도부는 각각 '정부 지원론'과 '정권 심판론'을 선거 프레임을 띄우고 있다. 충청권은 전국 민심 바로미터인 만큼 금강벨트 선거판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

이 대통령,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2년차 비전 제시
이 대통령,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2년차 비전 제시

이재명 대통령이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취임 30일과 100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네 번째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브리핑에서 "국민주권정부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국정 2년 차의 비전과 주요 과제를 소상히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의 키 비주얼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빛'과 모든 국민이 함께 걷는 '길'로, 이 대통령은 질의응답에 앞서 취임 1주년 기념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회견은 100분으로 예정돼 있지만, 다소 길어질 수 있으며 내외신 기자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투명해진 사전투표함 투명해진 사전투표함

  • 대전시교육감 후보 5인…‘한표’ 호소 대전시교육감 후보 5인…‘한표’ 호소

  • 실전 같은 긴급구조종합훈련 실전 같은 긴급구조종합훈련

  • ‘대전발전 적임자는 나’ ‘대전발전 적임자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