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9강 진충보국(盡忠報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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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9강 진충보국(盡忠報國)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6-06-01 13:5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229강 盡忠報國(진충보국) : 충성(忠誠)을 다하여 나라가 베푼 은혜(恩惠)에 보답한다.

글 자 : 盡(다할 진), 忠(충성 충), 報(갚을 보), 國(나라 국)

출 전 : 송사(宋史) 악비전(岳飛傳)

비 유 :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지켜낸 분들의 공훈(功勳)에 보답함.



6월이다. 산천이 짙은 녹음으로 한낮의 강렬한 햇볕이 내려 쬐는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어김없이 올해도 호국보훈(護國報恩)을 잊지 않고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현충(顯忠)의 정신으로 가득 찬다.

특히 6일은 국가에서 현충일(顯忠日)로 지정하여 호국영령(護國英靈)들의 무덤 앞에서 그분들의 뜨거운 애국정신을 상기하고 그분들의 유업(遺業)을 이어받아 기필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6월을 살펴보면 1일(의병의 날), 6일(현충일), 10일(민주항쟁 기념일), 15일(제1 연평해전), 9일(제2 연평해전), 25일(6. 25 전쟁일)등, 우리나라에 유난히 아픔이 많았던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를 기리기 위해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로 지정한 것이다.

우리는 다행히 조국(祖國)과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장하고도 훌륭한 선조들 덕분에 넉넉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에 진충보국(盡忠保國)은 혼란의 시기에 나라를 지켜냈던 영웅(英雄)들의 표상(表象)이기도 하다.

부정부패(不正腐敗)가 만연했던 송(宋)나라는 금(金)나라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굴복해서 황하(黃河) 이북의 땅을 모두 금나라에 내어주고 휘종(徽宗)과 그의 아들 흠종(欽宗)은 수도(首都)인 개봉(開封)이 함락될 때 포로로 잡힌 신세가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휘종의 아홉째 아들인 강왕(康王)이 적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탈출하였다. 그는 장강(長江)을 건너 절강(浙江) 임안(臨安)에서 남송(南宋)을 개국(開國)하여 고종(高宗)이 되었고 송(宋)나라도 겨우 명맥(命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송나라 조정에 있던 대신들은 대부분이 무능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놀기를 좋아 해서 나라의 큰일은 돌보지 않고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채우기에 급급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송나라에는 악비(岳飛)라는 충신 영웅이 있었다. 그는 무예와 병법에 출중했으며, 밤낮으로 나라의 위기에 대해 염려하였고, 이런 난세를 보면서 악비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이때 아주 현명하고 대의에 밝은 악비의 어머니는 아들이 나라를 위해 늘 걱정 하면서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세운 것을 알고, 매우 기뻐하며 격려하였다.

어느 날 악비의 어머니는 아들이 서재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탄식(歎息)하는 것 을보고 아들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든지 간에 너는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뜻에서 내가 네 등에 문신(文身)을 새겨 주고자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어머니의 말을 들은 악비는 즉시 웃옷을 벗고 돌아앉아 어머니에게 문신을 새기게 하였다. 악비의 어머니는 서슴없이 아들의 등에 '진충보국(盡忠報國)'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 후 악비는 북벌을 하여 휘종과 흠종을 모셔 오고 빼앗긴 강토를 수복하자고 주장했지만 휘종(徽宗)의 아홉째 아들 고종은 화의(和議)를 주장하는 진회(秦檜)의 말만 듣고 악비의 말은 무시하였다.

결국 악비는 진회의 모함에 빠져 서른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국가에 충성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말았으며 송나라는 금나라에 군신(君臣)관계를 맺기에 이르렀다.

악비의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아들의 등에 진충보국(盡忠報國)이란 문신을 새겨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여 악비와 같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진충보국(盡忠報國)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보다 훌륭한 어머니들이 수없이 많다.

그중 안중근 의사(安重根 義士) 어머니이신 조 마리아께서 아들(안중근)에게 보낸 짧은 서신을 소개한다(아들이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항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보낸 서신이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抗訴)한다면, 그것은 일제(日帝)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大義)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이보다 더 가슴 아프고, 쓰라린 어머니의 심정이 있을까!

당시 이 편지를 쓴 어머니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어머니가 있는 한 우리 대한민국은 또 다른 안중근을 기대할 수 있다.

6월!

조국(祖國)을 위해 진충보국을 실행할 수 있는 모든 국민의 결의에 찬 진심 된 각오를 믿는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大韓民國)이 우리의 조국(祖國)인 것 이다.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장상현 교수님-수정
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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