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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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의 3분 경영] 주례

홍석환(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대표)

  • 승인 2026-06-07 10: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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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대표)
1980년대 결혼할 때는 식장 못지않게 신경 쓰인 것이 주례였다. 통상 학교 스승, 아니면 회사 상사인 임원, 국회의원에게 주례를 부탁했다. 그 누구보다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고등학교 선생님을 찾아뵙고, 주례를 부탁했다. 시골 부모님이 결혼하라는 날짜가 1주일밖에 여유가 없어 본의 아니게 큰 결례를 무릅쓰고 급히 찾아뵙고 말씀드렸다. 공무원이었던 아내는 차관에게 부탁한다는 것을 주례는 내 몫이라며 우겼다. 선생님께서 주례사에 내 자랑만 하고, 아내에 대해서는 현모양처가 되라는 조언과 양가 부모님에게 마음을 다하라는 주례사가 생각난다.

시간이 흘렀다. 살며 4번째 주례를 하기 위해 결혼식장을 찾았다. 이번 신랑 신부는 결혼 전 만나지 못했다. 최근 주례가 없는 결혼이 많기에 신랑 아버지에게 주례 없이 아버지들의 한 말씀으로 하라고 하니, 격식 있는 결혼을 원한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만남, 결혼 그리고 살아온 것보다 더 살아가야 하는 삶. 신랑 신부만을 위한 주례사를 준비했다. 양가 부모님과 자식 이야기도 제외했다. 오로지 둘만의 사랑, 건강, 행복을 이야기했다. 주례를 하면서 신랑 신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긴장한 신랑과 조금은 여유 있는 신부. 미소를 짓는 신부의 모습에는 행복함이 엿보인다. 아내의 현명한 내조를 받을 신랑을 생각하며, 주례사에 신랑 파이팅을 외쳐 준다. 신랑 신부는 자신들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알찬 계획이 있다. 그들만의 그라운드 룰이 있다. 역할이 나누어져 있고,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옛날의 생각과 방식으로 권할 것도 아니고, 집안이나 오랜 전통을 강요할 수도 없다. 그냥 둘이 서로 손 꼭 잡고 사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결혼식을 마칠 때까지 주례의 자리를 지켰다. 신랑 신부가 삶을 마치는 그날까지 자신의 자리를 꼭 지키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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