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애연가의 권리주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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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애연가의 권리주장(2)

방원기 경제부 차장

  • 승인 2026-06-08 17:19
  • 신문게재 2026-06-09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방원기 편집국에서 사진
방원기 경제부 차장
해외 취재 출장 차 최근 일본을 찾았다. 수년마다 한 번씩 가는 일본이지만 점차 바뀌는 흡연 문화는 매번 새롭다. 시기는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 같은 계절에 방문했는데, 신기하리만큼 담배 피울 곳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10여 년 전 일본을 찾았을 땐 마음 놓고 곳곳에 지정된 장소에서 마음껏 피웠던 기억이 있다. 식당 등지에서도 흡연은 자연스러운 문화였고, 호텔에서 역시 내부 흡연이 가능했던 시절이다. 그런데, 통상 편의점 앞에 존재하던 흡연 구역은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려웠다. 편의점 매대는 자기를 선택해달라는 담배들이 즐비한데 마땅히 피울 곳이 없다. 이쯤 되면 흡연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길에서 그 흔한 흡연자 하나 찾기 어려웠다. 간혹 외국인이 버젓이 담배에 불을 붙이자마자 곧바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벌금을 무는 건 봤어도 자국민이 피우는 건 도통 찾기 어려웠다. 나중에 통역가를 통해 안 사실이지만, 도쿄에선 2000년 초 어린이가 흡연자 담뱃불에 눈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행 중엔 흡연이 금지됐다고 한다. 또 흡연자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통해 도심 곳곳에 흡연 부스 설치로 이어졌다고 한다. 도심뿐 아니라 지역을 넘어서는 신칸센 열차 안에서도 흡연은 금지됐다. 2024년 봄부터 도카이도와 산요, 규슈 신칸센에서 열차 내 흡연이 폐지됐다고 한다.

길에 간혹가다 있는 흡연 부스는 흡연자에겐 오아시스였다. 신기한 건 독한 연초를 그렇게 피워대도 이상하리만큼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내뿜는 동시에 부스 아래에서 연기를 끌어당겨 쾌적한(?) 흡연이 가능했다. 간혹 대전역이나 부스가 설치된 곳에서 흡연을 하노라면 이상하리만큼 냄새가 역하게 올라온다. 일부 흡연자들은 부스 옆으로 나와 피우거나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연기는 자연스레 밖으로 흘러나오고, 옆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코를 막는다. 이에 반해 일본은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고, 쾌쾌한 잔향이 남지 않으니 흡연자들도 굳이 하늘이 뚫린 부스를 이탈하지 않았다.

담배가격엔 여러 세금이 겹겹이 쌓여있다. 4500원 중 3323원이 세금이다.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09원,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폐기물부담금 24원, 연초생산안정화기금 5원 등이 한 갑에 녹아있다.

40년 가까이 지역에 살며 흡연부스가 제대로 마련된 곳은 단 한 곳도 본 적이 없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를 피하고, 흡연자는 비흡연자 눈치를 보며 골목으로 숨어 들어간다. 나름의 정당한 세금을 내고 피우는 담배인데 설 자리가 없다. 금연구역은 확충하고, 제대로 된 흡연 부스 설치와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는 흡연자들의 매너가 합쳐진다면 보다 쾌적한 길이 조성되지 않을까. 하루에 3323원의 세금을 내는데 흡연자들은 언제까지 눈치만 봐야 할까. /방원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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