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막을것인가, 바꿀 것인가… 스마트 안경이 대학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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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막을것인가, 바꿀 것인가… 스마트 안경이 대학에 던진 질문

김용성 충남대 사범대 기술교육과 교수

  • 승인 2026-07-14 17:35
  • 신문게재 2026-07-15 1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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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교수
'시험 전 안경 체크할게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지금 각종 국가자격시험, 토익 등 시험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바로 스마트 안경 때문이다.

요즘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스마트 안경이 아닐까 싶다. 여러 회사에서 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안경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이 안경을 착용하면 여행지에서 눈앞의 관광지에 대해 바로 질문할 수 있고,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안경과 대화하며 해결할 수도 있다. 분명 좋은 점이 많은 기술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시험 문제를 풀 때 안경을 착용하면 정답이 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가자격검정시험이나 토익 등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안경이 대학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대부분 학생들은 수업과 학업에 스마트 안경을 활용하여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안경을 부정행위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분명 생길 것이다.

이미 해외 대학에서는 현실이 되었다. 중국의 한 대학에서는 최근 기말고사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적발하고, 감독관이 금속 탐지기까지 동원해 검은색 뿔테 안경을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홍콩과기대 연구진이 챗GPT 기반 AI 안경을 쓰고 전공 시험에 직접 응시해 본 실험에서도, 안경의 도움을 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외형이 일반 안경과 거의 구분되지 않아 적발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일선 학교에 AI 스마트 안경을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하고, 안경다리가 두껍거나 시험 중 안경을 자주 만지는 등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예의주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교육부 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 반입 금지 물품에 스마트 안경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도 이미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적발된 바 있다. 초중고 시험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풍경이, 몇 년 후 대학 강의실이라고 비켜 갈 이유는 없다.

그런데 대학은 초중고와 사정이 다르다. 대학 시험은 변수가 너무나 다양하다. 과거 몇몇 대학의 대형 강의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된 사례에서 보듯, 수백 명이 함께 시험을 치르는 대형 강의는 교수자 한 명과 소수의 보조 인력만으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을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다. 초중고처럼 금속 탐지기와 같은 장비를 모든 강의실에 갖추는 것도 대학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신뢰의 훼손이다. 사제 관계는 본래 신뢰 위에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험 때마다 학생의 안경을 검사하고, AI 사용 여부를 의심하며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의실에 자리 잡는다면, 이는 부정행위 그 자체보다 더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감시와 의심이 일상이 된 캠퍼스는 대학이 지향해야 할 모습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의 평가 방식은 이대로 괜찮을까? 필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마트 안경으로 답이 바로 나오는 문제가 아니라, 학생이 직접 사고하고 그 과정을 드러내도록 하는 평가로 점차 바뀌어야 한다. 도구는 도구일 뿐, 막는 것은 점점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많은 대학이 사용을 막았지만, 이제는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다음 시대, 안경의 시대가 오고 있다. 대학은 또다시 여기에 맞춰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다.

/김용성 충남대 사범대학 기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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