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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규 우석대 미래융합대학 학장(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 |
관광객은 잠시 머물다 떠난다. 소비는 남지만, 산업은 남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시설은 남지만 청년은 떠난다. 관광이 지역의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관광객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광이 사람을 키우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며,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성장해야 한다.
30년 동안 국내외 지역혁신 사례를 연구하면서 내가 얻은 결론도 바로 이것이었다. 진정한 지역혁신은 특정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고, 기업을 만들고,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시켜, 결국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단양에서 나는 그 답을 현실에서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단양의 카페산을 전망 좋은 카페로 기억한다. 남한강과 소백산맥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풍경,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 SNS에서 유명한 관광명소 정도로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 동안 현장을 둘러보고 창업과 성장 과정을 들으며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카페산의 본질은 카페가 아니었다. 패러글라이딩 업체도 아니었다. 그곳은 새로운 관광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낸 혁신기업이었다.
모든 것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험한 산을 보고 개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창업자는 그곳의 바람에서 새로운 산업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던 산 정상에 활공장을 만들고, 국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던 체험형 패러글라이딩 관광을 정착시켰다. 사람들이 모이자 카페를 만들었고, 카페는 다시 다양한 굳즈브랜드가 되었으며, 브랜드는 하나의 항공관광 플랫폼 관광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내가 받은 가장 큰 충격은 단순한 관광시설과 공간이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카페산은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광전문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패러글라이딩 조종강사는 단순한 레저 강사가 아니다. 기상을 읽고, 항공 안전을 책임지며, 관광객의 생명을 맡는 고도의 전문직이다. 수년간의 비행훈련과 풍부한 현장 경험, 끊임없는 자기관리 없이는 결코 될 수 없는 직업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규모였다. 카페산과 주변의 패러글라이딩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봉 8천만원에서 1억 원 안팎의 전문강사 약 200명이 활동하는 관광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국내외 수많은 지역혁신 사례를 연구해 왔지만, 하나의 관광기업이 지역에서 이처럼 많은 전문직을 만들어낸 사례는 쉽게 만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 직업은 돈만을 위한 직업이 아니었다.
하늘을 나는 즐거움이 직업이 되었고, 사람들에게 하늘을 나는 감동을 선물하는 열정이 생업이 되었다. 취미와 열정이 직업이 되고, 그 직업이 다시 지역을 살리는 가장 이상적인 전문직. 나는 카페산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혁신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놀라운 것은 이 산업이 계속 새로운 전문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체험 장면을 기록하는 전문 사진작가는 단순한 사진사가 아니다. 관광객의 가장 소중한 순간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하나의 관광콘텐츠로 완성하는 콘텐츠 전문가이다. 그들의 결과물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며 또 다른 체험 관광객을 불러온다.
체험활동 가이드는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며, 체험 전체를 하나의 감동으로 설계하는 경험 디자이너와도 같다. 그리고 여기서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
현재 카페산은 조종강사가 단순히 비행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행 중 단양의 역사와 문화, 남한강 이야기, 지역의 전설과 명소를 설명하는 비행지역해설사라는 새로운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발상은 매우 상징적이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땅 위에서 지역을 설명했다면, 이제는 하늘에서 지역을 설명하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숙박, 음식, 지역 상권, 다양한 체험시설과의 연계는 물론, 일출 비행, 노을 비행, 항공촬영, 교육 프로그램 등 하늘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상품까지 더해진다면 카페산은 하나의 관광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항공관광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며 하나의 새로운 관광혁신 공식을 정리하게 되었다.
그간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바람과 하늘이라는 자연이 하나의 체험이 되고, 체험은 전문직을 만들며, 전문직은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는 기업을 성장시키며, 기업은 산업생태계를 만들고, 산업생태계는 청년을 지역에 정착시킨다.
이것이 바로 내가 단양에서 발견한 K-관광혁신모형이다.
대한민국 관광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그간 관광산업 규모를 설명하던 단순한 관광객 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얼마나 늘렸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전문직이 탄생했는가이다. 숙박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청년이 지역에서 꿈을 찾았는가이다. 매출액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관광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었는가이다.
관광의 성공은 방문객 숫자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을 얼마나 키워냈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나는 단양에서 전망 좋은 카페를 본 것이 아니다. 패러글라이딩 명소를 본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를 보았다. 그리고 지방인구감소 시대 지역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해법 가운데 하나를 보았다.
현장을 안내하던 청년대표 장대인 대표는 언젠가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었다. 그러나 30여 년 동안 국내외 지역혁신모형을 연구해 온 내가 보기에 그는 앞으로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를 만들 사람이 아니라, 이미 세계 최고의 관광혁신모형을 만들어낸 사람이었다. 사람을 키우고, 전문직을 만들고, 산업을 키우며,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관광. 내가 단양에서 만난 것은 하나의 관광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관광의 새로운 미래였다.
황태규 우석대 미래융합대학 학장(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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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