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행동 제지에 아동학대 유죄” 세종 유치원 교사 항소심서 무죄

  • 정치/행정
  • 세종

“돌발행동 제지에 아동학대 유죄” 세종 유치원 교사 항소심서 무죄

19일 항소심 재판부, 원심 벌금형 파기
전교조 “기쁠 수만 없어, 3년간 고통”
“무분별한 신고, 제도 개선 필요” 촉구
교원 3단체에 세종교육감도 한목소리

  • 승인 2026-08-19 16:39
  • 수정 2026-08-19 16:44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던 세종시 유치원 교사가 항소심에서 교사의 정당한 훈육 재량을 인정받아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교원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무분별한 신고로 인해 교사가 겪는 장기간의 고통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제도적 안전망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현행 아동복지법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면책 기준을 수립하고 관련 법률을 신속히 개정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KakaoTalk_20260819_161328552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9일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법원의 무죄 판결, 상식적인 판단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마냥 기쁠 수 없습니다. 이날이 오기까지 3년간 징벌 만큼이나 큰 고통을 받은 교사에게는 누가 보상합니까."

19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기자회견에서 이상미 세종지부장은 이 같이 성토했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종지역 유치원 교사 A 씨에 대한 원심(벌금 500만 원)을 파기, 무죄를 선고했다.

A 씨의 무죄에 재판을 방청한 전교조 조합원들과 교사들은 일제히 박수와 함께 환호를 내질렀다. 그러나 이어진 기자회견에선 기쁨을 잠시 뒤로한 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가능케 하는 법률 개정과 교육활동 보호를 촉구하는 성토의 장이 펼쳐졌다.

때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조계와 전교조 등에 따르면 A 씨는 2023년 6월 유치원에 재학 중인 아동이 또 다른 아동과 다툰 뒤 돌발행동을 하자 이를 훈육했다. 이후로도 돌발행동이 이어지자 두 손목을 잡고 제지했는데, 학부모는 하원 이후 아동이 뺨을 맞아 얼굴에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A 씨를 신고했다.

약 2년 뒤인 2025년 3월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아동의 얼굴에 든 멍은 가정 내 교통사고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손목 부위에 남은 멍을 근거로 아동학대 성립이 인정된다는 판결이었다.

이후 항소심 재판 전에는 1만 2000명 이상이 참여한 무죄 판결 촉구 탄원서 제출과 교사 집회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세종 한 유치원에서 특수교육 대상 유아의 보호자가 교사 등을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신고하며 A 씨 사건과 더불어 교육활동 보호를 촉구하는 집단행동의 도화선이 됐다. 전교조를 비롯해 교총과 교사노조 등 교원 3단체가 일제히 입장을 발표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A 씨의 판결 역시 지역 교육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자료가 있으나 행위 시점이 촬영되지 않았고, 여러 증언이나 영상 확인을 통한 간접 사실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 얼굴에 든) 멍이 A 씨 행위로 인한 것인지 확실치 않다"며 "A 씨가 양 팔을 잡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 행위가 법에서 말하는 아동학대인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교육 현장에서 순간순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선 교사가 상당한 재량을 펼쳐야 한다"며 "그 재량이 범죄 구성 요건으로서의 고의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법률이 정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상미 지부장은 "아동학대로 신고받은 교사 97%가 A 씨와 같이 무죄 판결을 받거나 혐의를 벗었지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절차적 형벌에 시달리게 되고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평판의 피해를 입게 된다"며 "현행 아동복지법은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에게 절차적 형벌의 고통을 맛보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교원의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정서적 학대 및 유기·방임은 아동복지법 적용에서 제외하고,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으로 규율할 것과 함께 신체적 제지 면책 기준 마련, 교육활동 중 신고 발생 시 교육감 의견 청취와 회복적 절차 작동 등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세종교사노조 역시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무죄 판결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청은 교사가 교육활동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받았을 때 실질적인 법률·행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교총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분별하게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전환되거나 의심받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마찬가지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또 교총은 24일부터 보건복지부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법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며, 이외 교원단체 역시 관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미애 세종교육감도 판결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강 교육감은 SNS를 통해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이 신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9월 정기 국회에서 교육계 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법률 개정이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선교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립한밭대 연구자 11명, 세계 상위 2% 과학자 선정
  2. 대전 배추값은 낮아졌지만 속재료는 인상... 김장철 앞 부담 늘어날까
  3. 서산 석림동 아파트 화재로 주민 70여 명 대피, 재산피해 2,449만 원
  4. 대전 태평동5구역 재건축 사업 난항… 시공사 선정 문제에 조합 내부 갈등까지
  5. '국가기관 집중' 세종,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촉각
  1. 허태정號 기조실장 '믿을 맨' 오나 친정체제 강화
  2. 멈춰 선 충남교육공무직 순환전보… 법적 판단이 분수령
  3. 서산 고구마 '호풍미' 본격 수확, 해미읍성축제에서 950만 원 판매 성과
  4. 대전보훈청, 6·25전쟁 전몰군경 헌정패 전수식 개최
  5. 방탈출부터 AI까지…수학의 새로운 재미 만난다

헤드라인 뉴스


`국가기관 집중` 세종,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촉각

'국가기관 집중' 세종,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촉각

44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공식화된 가운데, 4분기 중 발표를 앞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종시는 수도권 40개 공공기관을 중점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여왔는데,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이전 검토에서 세종에 대한 안배를 어느 정도 고려할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14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중 지방 이전 대상을 검토 중이며 올 4분기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03년 첫 공공기관 이전에 물꼬를 튼 데 이어 두 번째 이전 계획이다. 1차 기관 이전에선 총 112개 기..

대전산단 등 3곳에 734억 기업투자… 제조·연구시설 확충 추진
대전산단 등 3곳에 734억 기업투자… 제조·연구시설 확충 추진

대전의 산업단지 3곳에 734억 원 규모의 기업 투자가 추진된다. 기존 산업단지 내 생산시설을 증설하거나 신규 산업용지에 제조·연구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100명 이상의 신규 고용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전시는 1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액스비스, ㈜파미, 한솔제지㈜ 등 3개 기업과 총 734억 5000만 원 규모의 투자 및 신규 고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별 투자 규모는 액스비스 200억 원, 파미 295억 원, 한솔제지 239억 5000만 원이다. 신규 고용계획은 각각 45명, 39명, 20명으로 모두 104명이다...

이재명 대통령 두 번째 비서실장에 홍성 출신 임광현 국세청장
이재명 대통령 두 번째 비서실장에 홍성 출신 임광현 국세청장

충남 홍성 출신인 임광현(57) 국세청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두 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무 감각을 겸비한 경제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며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민생 회복과 사회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주문을 실천하며 국민이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동석한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은 "1995년 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