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포항 초대형 산불 '단순 방화'? '사주'?… 재수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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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포항 초대형 산불 '단순 방화'? '사주'?… 재수사 절실

포항 방화범 12세 미성년자 형사처분 면해
구상권 청구 안 해.성금 일부 방화범에 전달
방화범 중학교 폐교… 학적부 교육청 이관
市 자료 대부분 폐기…폐교도 ‘의혹투성이’
당시에 첩보 이어져… 산불 관련 소설 등장

  • 승인 2026-08-19 19:42
  • 수정 2026-08-20 03:06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2013년 3월 9일 포항 산불.(사진=김규동기자)
최근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프랑스 산불이 2013년 포항 산불 피해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 퐁텐블로 숲에서 발생한 산불은 12만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피해 규모다.

방화 혐의로 체포된 두 명은 모두 구속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지금까지 산불과 관련해 미성년자 183명 포함 474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중 약 70%는 고의적 방화 혐의 피의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프랑스 내 피해 규모는 모두 20조 원대로 추산된다.

메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관측 사상 가장 심각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힘겨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산불을 뉴스로 지켜보던 포항시민들은 "2013년 포항 초대형 산불을 보는 것 같다"며 크게 우려했다.

포항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산불은 미성년자의 방화에 의해 발생했다. 대피하지 못한 79세 어르신은 불에 타죽었다.

12년 11개월이 지났지만 방화범 배후에 대한 수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포항시에 확인 결과, 몇 년 전과 달리 당시 산불 자료 대부분이 삭제됐다. 피해액도 24억원으로 축소돼 있다.

상황은 포항시교육지원청도 다르지 않다.

당시 방화범(12·중 1학년)이 다니던 포항용흥중학교는 2019년 3월 1일자로 폐교됐다. 폐교된 학생들의 학적부는 포항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교육지원청 전산자료에는 폐교 당시 학부모 71%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당시 언론 보도와 기자들에 따르면 53%의 학부모 동의로 폐교됐다. 포렌식을 하면 수정 시간, 삭제 등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불이 발생한 포항의료원 뒷산과 인접한 용흥중학교의 폐교는 산불 발생 뒤 추진됐다.

포항교육지원청에 의하면 산불이 발생한 2013년 138명이던 용흥중학교 전교생은 2014년 119명, 2015년 87명, 2016년 84명, 2017년 81명 2018년 64명으로 나타났다.

전교생 64명이나 있던 중학교가 폐교된 것은 경북도 중학교 통폐합·폐교 적정학교 권고기준과 맞지 않았다.

2018년 당시 경북 도내 시군 동지역 중학교 통폐합·폐교 대상은 전교생 15명 이하, 학부모 2/3(66%) 이상 동의가 있을 때 추진토록 권고한 것이 경북도교육청에 의해 확인됐다.

하지만, 폐교된 용흥중학교는 전교생 15명의 기준을 4배 초과한데다 학부모 동의 16%가 부족한 53%에 그쳤는데도 추진해 전격 폐교했다.

경북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교육부 권고기준(동지역 300명 이하, 학부모 찬성 2/3 이상)을 따랐다는 것이다.

당시 용흥중학교 폐교를 원하는 진정서가 포항교육지원청에 접수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폐교된 용흥중학교 자리에는 1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경북 동부청사)가 들어섰다. 환동해지역본부는 250억 원을 들여 포항시 흥해읍 이인리 경제자유구역청 내 청사를 지어 2024년 7월 다시 이전했다.

지역 정보에 밝은 한 인사는 "용흥중학교 폐교를 위한 대의명분을 삼으려고 폐교한 자리에 경북도 한동해지역본부 유치를 추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말 많은 포항 초대형 산불은 2013년 3월 9일 오후 3시 44분경 북구 용흥동 포항의료원(용흥중학교 인접) 인근 탑산 기슭에서 발생해 79ha(26만7000㎡)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강풍을 타고 포항여고, 포항고, 학산동 우방신천지타운 아파트까지 날린 불씨는 포항 도심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로 인해 79세 어르신이 우현동 자신의 집 방안에서 불에 타 숨지는 등 부상 26명, 이재민 59가구 116명이 발생했다. 주택·건물도 111채나 불에 탔다. 피해액은 54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산불 원인은 용흥중학교 1학년 김모군(12)의 방화로 드러났다. 김군은 친구 2명과 함께 놀다 집에서 가져온 라이터로 나뭇잎에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불을 지른 곳은 포항의료원과 용흥중학교 사이 소방도로와 산이 거의 붙어 있고 주변에 나뭇잎이 많이 쌓여 있었다.

당시 고재등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이 학생은 친구들이 말리는데도 호기심으로 불을 붙인 것"이라며 "촉법소년이라 형사책임이 없어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포항시장은 "방화범을 대상으로 구상권(방화범을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재산 보상을 해준 포항시가 방화범에게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으나 훗날 (방화범에게 재산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시민들로부터 모금된 성금 9억여 원 중 일부를 방화범 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화범은 13세 이하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았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당시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면 13세 미만의 촉법소년인 조카인 누나(친? 사촌?) 아들을 시켜 포항의료원 뒷산에 불을 내게 하고… 학교를 폐교시켜 조카의 학적부가 교육청으로 넘어가면 교육청에 압력을 넣어 조작토록 하고… 포항시에 성금이 들어오면 조카에게 주도록 하고… 라는 첩보가 있었다"며 시급한 수사가 요구된다고 했다.

당시 한 언론사에서도 이상한 일이 이어졌다. 특정인이 기자들이 작성한 산불 원인을 빼버리고 오랜 기간 행방불명됐다.

지역에서는 포항 산불과 관련해 '산불과 M'이란 소설도 나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민들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막대한 행정력, 2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며 "또 다른 산불피해와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 '2013년 포항 산불'에 대한 재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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