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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활동보고 기자회견 (사진=경기도 제공) |
도는 단순히 각 부서 예산을 일정 비율로 삭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편성돼 온 계속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3년 이상 이어진 사업, 다른 부서나 시·군과 기능이 겹치는 사업, 성과가 낮은 사업,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 우선적인 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경기도가 재정위기를 이유로 예산 구조조정에 나선 만큼 '무엇을 줄일 것인가'는 곧 '어떤 정책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룰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결국 2027년도 예산안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 3년 이상 계속사업 전수검증
가장 직접적인 구조조정 대상은 장기간 이어져 온 사업이다.
경기도는 2027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3년 이상 계속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사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년도 사업이 올해도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증감 폭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면, 앞으로는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 사업도 다시 필요성과 성과를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예산이 자동적으로 유지되는 구조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업 목표가 이미 상당 부분 달성됐거나, 초기에는 필요했지만 정책 환경이 달라진 사업, 참여율이 낮은 사업 등은 재검토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핵심은 '몇 년 동안 했느냐'가 아니라 '계속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로 바뀌는 셈이다.
■ '중복'…도와 시·군 사이 사업 충돌 정리
경기도가 제시한 또 다른 기준은 중복사업 이다.
부서 간 유사 사업뿐 아니라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각각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기능이 겹치는 경우도 검토 대상이다.
이 부분은 실제 예산 심사에서 상당한 논란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
광역정부와 기초정부가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어느 한쪽의 사업을 없애는 것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지역 특성을 고려해 각각 유지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조금 형태로 시·군 사업에 재정을 지원해온 사업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사 사업을 통합하거나 지방정부의 자체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만, 시·군에서는 도비 지원 축소가 곧바로 지역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에서는 '중복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일괄 폐지할 수 있느냐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성과' 평가 점수가 실제 삭감 이어질까
이번 구조조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사업평가 결과의 활용이다.
경기도는 재정사업 평가와 보조사업 평가, 투자사업 검토 등의 결과를 예산편성에 적극 반영하여 성과가 낮은 사업은 예산을 줄이거나 일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이 원칙이 실제 예산안에 적용되면 부서별로 상당한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동안 평가가 실시되더라도 결과가 다음 연도 예산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반영됐는지는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평가 결과가 단순한 행정자료에 머무르지 않고 '예산 삭감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평가 지표 자체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주민 만족도나 참여자 수처럼 단기간에 수치화하기 쉬운 사업과 달리 복지·문화·환경·교육 등은 정책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의회에서는 "성과가 낮은 것인가,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것인가"를 구분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
■ '대형 사업' 돈 많이 드는 사업 추진 재점검
경기도가 대규모 사업의 추진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사업을 폐지하겠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단계별로 추진하거나, 민간투자 또는 다른 재원과 연계하는 방식 등으로 재설계할 가능성도 있다.
재정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대규모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할 경우 향후 수년간 경기도 재정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7년 예산에서는 신규 대형사업뿐 아니라 이미 계획된 사업도 총사업비와 향후 재정 부담을 다시 계산하는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업 자체의 필요성보다도 '지금 이 시점에 추진해야 하는가'가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는 개발·교통·생활SOC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에서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 '신규사업' 돈 마련 계획 없으면 출발 어려워
신규사업의 문턱도 높아진다. 경기도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재원조달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재정위기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다. 사업을 먼저 시작한 뒤 매년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향후 필요한 재원을 따져보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수년간 운영비가 발생하는 사업의 경우 초기 사업비만으로는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건립 이후 인건비·관리비·운영비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시설사업이라면 사실상 '미래 지출까지 포함한 사업비 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2027년에는 신규 정책의 숫자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재정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사업을 늘리기보다 기존 사업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예산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떤 분야가 영향을 받을까
현재 경기도가 특정 사업의 삭감 또는 폐지를 공식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특정 사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도가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면 구조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군은 추려볼 수 있다.
첫째, 사업기간이 길면서 성과가 불분명한 계속사업이다.
둘째, 중앙정부나 시·군, 다른 도 부서와 기능이 겹치는 사업이다.
셋째, 보조금 의존도가 높으면서 참여율이나 사업성과가 낮은 사업이다.
넷째, 사업 규모에 비해 지속적인 운영비 부담이 큰 사업이다.
다섯째, 신규사업 가운데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사업이다.
반대로 도가 밝힌 원칙대로라면 도민 안전과 민생 분야, 경기도 차원의 고유 기능, 미래 성장 기반과 관련된 사업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년도 예산은 사업의 분야보다 사업의 성격과 성과, 중복 여부, 재정부담 규모?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 진짜 승부처 '삭감 규모'가 아니라 '삭감 기준'
경기도의 재정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예산을 많이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일관되고 공개적인 기준이다.
같은 유형의 사업인데 어느 지역 사업은 유지되고 다른 지역 사업은 폐지된다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성과평가 점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없앴는데 평가 방식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면 정책 신뢰도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시·군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 도비를 줄이면 결국 지방비 부담이 늘어 주민에게 돌아가는 서비스가 축소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도가 어떤 기준으로 사업을 선별하고, 그 기준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느냐가 중요하다.
■ 도의회가 따져볼 핵심
하반기 2027년도 예산안이 경기도의회에 제출되면 의원들의 심사 초점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증액·삭감 논의를 넘어 구조조정의 근거와 재배분 결과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을 삭감했다면 왜 삭감했는지, 평가 결과는 무엇인지, 대체 사업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예산을 유지하거나 증액한 사업은 왜 다른 사업보다 우선순위가 높은지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기도가 강조한 '도민 안전·민생·미래 기회'라는 기준이 실제 예산 배분에 일관되게 적용됐는지가 핵심이다.
결국 도의회 심사에서는 '얼마를 깎았느냐'보다 '삭감한 재원이 어디로 이동했느냐'가 핵심적인 정책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 2027년 예산, 경기도 재정개혁의 첫 성적표
경기도는 이번 재정위기를 계기로 세출 구조를 손보고 동시에 2030년까지 1조원의 추가 세입 확보를 추진한다.
하지만 세입 확대는 중앙정부와 국회 협의가 필요한 과제가 적지 않은 반면, 예산 구조조정은 경기도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영역이다.
때문에 2027년도 본예산은 사실상 경기도 재정개혁의 첫 번째 실전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 예산안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한 총액이 아니다.
어떤 사업이 사라졌는지, 어떤 사업이 살아남았는지, 평가 결과가 실제 예산에 반영됐는지, 중복사업이 얼마나 정리됐는지, 삭감한 재원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봐야 한다.
경기도가 말하는 '원점 재검토'가 실제 구조개혁으로 이어졌는지, 아니면 일부 사업의 예산을 줄이는 수준에 그쳤는지는 2027년도 예산안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특히 재정위기의 부담을 도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축소로만 전가하지 않으면서도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번 구조조정의 가장 큰 시험대다.
결국 2027년 경기도 예산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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