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기관 직원 명의 도용 피해 주의 당부

  • 전국
  • 수도권

경기도, 공공기관 직원 명의 도용 피해 주의 당부

17일간 세 차례 사칭 실제 금전 피해 이어져

  • 승인 2026-09-08 12:14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 미래세대재단을 사칭한 범죄가 17일 사이 세 차례나 발생한 가운데 한 업체가 3,200만원의 금전 피해를 입으면서 재단의 사후 대응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사칭범이 단순히 재단 이름을 가져다 쓴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원 명함과 직책을 내세우고 긴급발주서까지 위조하면서 실제 재단 내부에서 발주가 이뤄진 것처럼 거래업체를 속였다.

특히 재단과 거래한 이력이 있는 업체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으며 범죄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심각하다.

■ '직원 정보'는 어떻게 범행의 신뢰도가 됐나

확인된 사례에서 사칭범은 재단 재무회계팀장 등을 사칭해 3D프린터 구매를 요구했다.

업체가 의심하지 않도록 직원 명함과 긴급발주서 등을 제시했다. 정상적인 공공기관 구매 업무와 유사한 외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허위 발주 여부를 확인한 업체가 재단에 직접 문의하면서 사칭 사실이 드러났다. 사칭범은 왜 특정 직원의 직책과 기관 업무를 활용할 수 있었는가 이다.

직원 이름과 직책, 부서 정보 등이 외부에 공개된 정보였는지, 거래 과정에서 확보된 정보가 악용된 것인지, 위조 문서에 사용된 정보가 어디에서 유출됐는지는 향후 수사와 함께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실제 거래업체를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는 점은 단순한 무작위 사칭과 차이가 있다.

기관과 거래했던 업체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면 사칭범이 거래 관계나 기관 업무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3건 발생 '주의 당부'만으로 충분한가

재단은 사건 이후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거래업체와 경기지역 공공기관에도 피해 사실을 공유했으며 직원 정보와 공식문서 관리체계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예방 효과를 판단하려면 선언적인 대응과 구체적인 시스템 개선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공식 연락처를 통해 확인해 달라'는 안내만으로는 사칭범이 명함과 공문까지 위조하는 상황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거래업체가 정상 발주인지 여부를 기관에 쉽고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는지다.

고액 물품 구매나 긴급발주처럼 평소와 다른 거래가 발생할 경우 기관 대표번호를 통한 재확인 절차가 작동하는지, 담당자 개인 연락처가 아닌 공식 채널을 통한 발주 확인이 가능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 피해 업체가 먼저 확인한 사실도 주목해야

이번 사건에서 사칭 사실을 밝혀낸 계기는 피해 업체의 자체적인 확인이었다.

업체가 재단에 직원의 실제 재직 여부를 문의하면서 허위 발주임이 확인됐다.

한편으로는 거래업체의 주의가 피해 확산을 막았다는 의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관 차원의 선 제적인 발주 인증체계가 충분했는지 이다.

공공기관 거래에서 업체가 문서와 명함의 진위를 일일이 판별해야 한다면 기관의 신뢰를 악용한 범죄를 민간업체의 주의만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리구매나 선결제, 긴급발주처럼 정상적인 계약 절차와 다른 요청이 발생할 경우 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별도 경고체계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재발 방지의 핵심은 '정보를 덜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의 직원 이름이나 부서 정보 자체를 모두 숨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핵심은 공개된 정보가 악용되더라도 실제 거래로 연결되지 않도록 검증 절차를 겹겹이 두는 것이다.

직원정보 관리부터 공식문서 발급, 거래업체 연락, 발주 확인까지 각각의 단계에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거래업체에 사칭 사례를 단순 공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어디로 연락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 3건·3,200만원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이번 사건의 진짜 검증 대상은 사칭범의 수법이 아니다.

범죄자는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접근할 수 있다. 문제는 같은 방식의 접근이 다시 들어와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느냐다.

재단은 수사기관 고소와 거래업체 대상 안내에 이어 정보관리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후 실제로 어떤 정보관리 기준이 바뀌었는지, 공식 발주 확인 절차가 신설 또는 강화됐는지, 기존 거래업체에 어떤 예방조치를 적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추가 사칭 사례가 발생했는지, 기존 사례 이후 재단 명의의 의심스러운 구매 요청을 어떻게 걸러냈는지도 중요한 사후 검증 지표다.

이번 사건은 공공기관의 신뢰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 피해가 기관 밖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17일 동안 세 차례 사칭이 발생했고 실제 피해액만 3,200만원에 달했다면 단순한 '업체 주의사항'으로 치부하기에는 무게가 가볍지 않다.

재단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구체적인 정보관리와 거래 검증 시스템을 구축했는지가 핵심이고, 수사 결과와 별개로, 3,200만원 피해 이후 재단의 내부 통제체계가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경기=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2. 대전시 문화예술 기관장 인사 '설왕설래'
  3. 괴산고추축제에 32만2천명 찾아···건고추 완판 12억 원 판매
  4. 외딴섬 '집현동'이 뜨겁다… 9월엔 세종 '공동캠퍼스' 축제로
  5. "횡단보도 하나 두고 탄방"… 둔산 14구역 '둔산동 편입' 움직임
  1. 대전시 李정부 첨단산업 정책 잇단 배제 위기감 고조
  2.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3. [단독]단양수중보 3억6000만원 소송…관리책임 갈등 다시 법정으로
  4. 대전시의회, 민인홍 인사청문회… '직무능력·전문성' 검증
  5.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국비 또 험로…환아 느는데 정부 지원 '반토막'

헤드라인 뉴스


[기획-②] 산업은 변하는데 대전산단 입주 문턱은 그대로

[기획-②] 산업은 변하는데 대전산단 입주 문턱은 그대로

사업을 확장하지도, 나가지도 못한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 역시 쉽게 들어갈 수 없다. 지역 산업의 기반이 돼야 할 산업단지가 입주업종 제한 규제로 기업의 이동과 성장을 되레 제약하고 있다. 반세기 넘게 지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대전산업단지가 재생사업과 산업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현행 규제가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이전·증설을 추진하지만 업종 제한 등에 막히고, 신규 기업은 입주를 희망해도 업종 제한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기존 기업과 신규 업체가 처한 상황은 달..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어려운 경기 상황과 내수 부진으로 충청 지역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가계 사정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먹거리인데, 휴가시즌이 시작된 7월에도 대형마트 소비액 마이너스 기조가 계속되면서 불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7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지역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매장면적 3000㎡ 이상)는 일제히 마이너스로 마감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의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7.2% 하락했다. 6월 -14.6%를 기록하며 마..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대전 유등천변을 따라 남북축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망인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민선9기 출범 후 재정여건을 고려해 보류됐었지만,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대전시는 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허태정 시장과 박용갑 국회의원, 시구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기본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은 중구 사정동 사정교에서 대덕구 오정동 한밭대교까지 연장 7.61km 구간에 왕복 4차로, 폭 20m 규모의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