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가족회사 챙기고 다단계로 억대 소득"…건보·심평원 방만 복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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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가족회사 챙기고 다단계로 억대 소득"…건보·심평원 방만 복무 적발

허종식 의원 "근무지탈출·겸직…복무관리 체계 대수술 시급"
"공공기관 윤리경영 무색"…실시간 모니터링·징계 수위 강화 목소리

  • 승인 2026-09-13 09:33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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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사진=허종식 의원실 제공
국민의 건강보험 재정과 심사 평가를 전담하는 주요 공공기관 직원들이 근무시간 중 가족 사업을 돌보거나 다단계·번역 등으로 억대 외부 소득을 올리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 허가 규정을 완전히 무력화한 공직기강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징계사유설명서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 4급 과장 A씨는 2023년 9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근무시간에 원격으로 가족 명의의 사업장 업무를 직접 처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업무상 취득한 보험 직무지식을 활용해 가족의 예상 보험료를 사전 조회하는가 하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가족을 직장가입자로 편법 신고해 공단 재정에 손실을 유발했다. 건보공단은 비위 행위의 중대성과 고의성을 인정해 2026년 2월 24일 A씨를 즉시 해임 처분했다.

근무시간 중 개인 소셜미디어(SNS)와 블로그를 활용해 영리 활동을 벌인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5급 직원 B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음식점 및 체험권 등을 협찬받아 블로그에 65건의 홍보글을 작성하고 207만7700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 이 중 10건은 근무시간이나 출장 중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돼 2026년 2월 25일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스킨케어 업체 5곳으로부터 제품을 받아 개인 SNS에 광고하고, 공단 관련 내부 정보와 임직원 개인정보를 개인 유튜브에 15개월간 노출했다가 2026년 3월 25일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복무 관리 공백은 더욱 심각했다. 감사원 정기감사 결과, 심평원 한 직원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넘게 다단계업체에 가입해 활동하며 특정 직급(디렉터)을 유지하기 위해 매월 2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고 매주 70만원의 후원수당을 챙겼다. 이 직원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올린 외부 소득만 1억5335만원에 달했으나, 징계처분은 2024년 12월 2일에야 이뤄졌다.

이 외에도 국세청 외부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적발된 심평원 직원 14명(2025년 5월 13일 징계)의 겸직 위반 사례에는 독일어 번역 등으로 21개 기관에서 1억626만원을 수령하거나, 외부 요양기관에서 84회에 걸쳐 약제 조제를 하고 1358만원을 받은 행위가 포함됐다. 논문 작성, 시험 감독, 택배 배달 등 다양한 부업 활동이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임직원이 직무 연관성이 높은 정보나 근무시간을 개인 영리활동에 유용한 것은 단순한 복무규정 위반을 넘어 기관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행위라고 평가한다. 현행 공공기관운영법과 복무규정상 영리 목적의 겸직은 엄격히 금지되며 사전 허가가 필수적임에도, 사후 전수조사나 외부 감사 전까지 내부 자정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단·심평원과 같은 보건의료 재정 집행기관의 경우, 외부 요양기관이나 관련 업계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아 엄격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공기관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가족회사를 돌보고 다단계와 협찬글 게시 등으로 사익을 챙긴 것은 엄중한 공직기강 해이"라며 "무단 겸직과 근무시간 중 영리활동을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주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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