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전통에서 미래로…안성 바우덕이 축제, 세대를 잇는 문화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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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전통에서 미래로…안성 바우덕이 축제, 세대를 잇는 문화의 무대

조선 후기 남사당패 이끈 바우덕이 정신 계승 안성 대표 문화축제로 성장
청년·시민·대학생 참여 확대…공연·체험·세계문화 교류로 축제 외연 확장

  • 승인 2026-10-05 11:09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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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인 바우덕이 축제 개막행사 장면 (사진=안성시 제공)
2001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6년째를 맞은 '안성 바우덕이 축제'가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안성 맞춤 랜드와 안성천 일원에서 대대적인 행사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다.

앞서 1일에는 시민들과 함께 길놀이 퍼레이드에 이어 추모제와 전야제가 진행돼, 안성의 대표 축제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 안성에서 왜 바우덕이 축제인가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는 단순히 지역에서 열리는 가을 문화행사가 아니다. 안성이 오랜 기간 이어온 남사당놀이의 전통과 이를 상징하는 인물 바우덕이를 현대적인 축제 콘텐츠로 계승하기 위해 마련된 지역 대표 문화축제다.

안성은 예부터 교통과 상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물자가 오가는 지역이었다. 장시와 시장을 중심으로 각종 연희와 공연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도 갖췄다.

이 같은 지역적 환경 속에서 남사당패의 활동이 이어졌고, 안성은 남사당놀이의 전통을 대표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축제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전통연희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알리고 지역문화의 가치를 확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축제 이름이 된 '바우덕이'

'바우덕이'는 안성 남사당놀이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조선 후기 남사당패를 이끈 여성 꼭두쇠로 알려진 바우덕이는 당시 남성 중심의 연희집단에서 지도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바우덕이는 뛰어난 연희 실력을 바탕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오늘날에는 안성 남사당의 역사와 여성 예술인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축제는 이러한 바우덕이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단순한 전통공연 행사를 넘어 안성만의 역사적 이야기와 문화적 정체성을 함께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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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체험·세계문화 교류 어우러져…전통 보존 넘어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진화 (사진=안성시 제공)
■ 남사당놀이는 어떤 문화유산인가

남사당놀이는 풍물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 등 여러 연희가 결합된 종합 전통공연예술이다.

음악과 춤, 곡예, 탈놀이, 인형극 등이 어우러져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장터와 마을 등을 찾아가 공연했던 남사당패의 특성 때문에 서민들의 삶과 해학, 풍자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따라서 바우덕이 축제에서 남사당놀이는 하나의 공연 프로그램을 넘어 축제 전체를 관통하는 문화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 축제는 어떻게 발전했나

바우덕이 축제는 안성의 남사당놀이와 바우덕이의 역사적 의미를 지역축제로 연결하면서 성장해 왔다.

초기에는 전통연희의 보존과 소개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다면, 축제가 발전하면서 공연과 체험, 시민 참여, 관광 콘텐츠 등으로 프로그램 영역이 확대됐다.

이는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관객의 지속적인 관심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전통공연을 중심에 두되 관객이 직접 체험하고 시민과 청년이 무대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축제의 주체를 넓혀가는 방식이다.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은 안성의 대표 문화자산인 남사당놀이를 계승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계승은 단순한 원형 보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가 전통예술을 접하고 이해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지속적인 문화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우덕이 축제는 전통공연과 함께 교육·체험, 시민 참여, 청년 공연, 현대적인 무대 등을 결합해 전통과 현재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하나의 목적은 안성의 문화적 이미지를 외부에 알리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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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민·대학생 무대 확대…남사당놀이에 현대 공연기술 더해 세대 간 문화공감대 넓혀 (사진=안성시 제공)
■ 올해 축제의 전체 그림

올해 축제는 남사당놀이를 중심으로 전통연희 공연과 현대 공연, 시민 참여 무대, 청년 경연, 대학생 특별공연, 체험 프로그램, 세계문화 교류 행사 등이 함께 구성됐다.

축제의 외연이 특정 공연장이나 전통예술인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과 청년, 대학생, 외국인 등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히 관람객이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거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해 축제의 체류형 콘텐츠도 강화했다.

세대 확장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프로그램은 제2회 'The Next 바우덕이' 경연대회다.

4일 열린 본선에는 9개 팀이 참가해 노래와 무용,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을 펼쳤다.

대상은 개성 있는 음악을 선보인 '세일러스'팀이 차지했으며 상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단순한 경연대회에 있지 않다. 전통문화축제의 젊은 관객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 예술인들이 축제의 콘텐츠 생산자로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성 시민 예술 무대'와 중앙대학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학생들의 특별공연도 마련됐다.

전문 공연단 중심의 축제 구조에 시민과 대학생이 직접 참여하면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축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는 축제를 행정기관이나 전문 예술인들이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문화행사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 공연장 밖으로 확장된 전통문화

축제의 콘텐츠는 공연에만 머물지 않는다.

남사당놀이와 세계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마스터클래스와 안성 옛장터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이 전통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연희의 역사와 의미를 배우고 실제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도 축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바우덕이 시그니처쇼'는 올해 축제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콘텐츠다.

남사당놀이의 주요 요소를 현대적인 LED 공연 형식으로 재해석해 전통연희와 첨단 무대기술을 결합했다.

전통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 관객의 시각적 경험에 맞춰 새로운 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전통문화가 세대교체를 거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형의 보존과 함께 새로운 표현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전통축제에서 문화 플랫폼으로

바우덕이 축제의 변화는 결국 축제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공연과 체험, 시민 참여, 청년 예술, 세계문화 교류 등을 연결하는 종합 문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바우덕이라는 역사적 인물과 남사당놀이라는 전통문화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현대 공연예술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축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다만 축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전통성과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남사당놀이의 역사성과 예술적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청년과 어린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선보인 청년 경연과 시민·대학생 무대가 일회성 프로그램에 머무르지 않고 매년 새로운 창작자와 관객을 끌어들이는 구조로 발전한다면 축제의 세대 확장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앞으로 바우덕이 축제가 지켜야 할 것은 안성이 가진 남사당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대가 이를 경험하고 다시 해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안성=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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