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태아기 노출' 33명, 5년 넘게 '판정불가' 사각지대

  • 충청
  • 당진시

가습기살균제 '태아기 노출' 33명, 5년 넘게 '판정불가' 사각지대

어기구 의원 "연구결과 없다는 이유로 방치… 판정 기준·건강지원 대책 시급"

  • 승인 2026-10-22 14:44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가습기살균제에 태아기 때 노출된 아동 33명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연구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수년째 피해 판정을 받지 못한 채 구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국가 책임이 강화된 새로운 배상 체계가 시행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태아기 노출에 대한 명확한 판정 기준이 없어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피해 아동들을 위한 조속한 연구 추진과 판정 기준 마련은 물론, 최종 판정 전까지 필요한 의료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크기변환]사본 - 프로필
어기구 국회의원 모습(사진=어기구 의원실 제공)
엄마 뱃속에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뒤 태어난 아이 33명이 피해구제를 신청한 지 수년이 지나도록 피해 인정 여조차 판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민주당, 당진시<사진>)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14일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총 8097명이다. 이 중 6,080명이 피해를 인정받았으나 75명은 여전히 미결정 상태로 남아있다.

미결정자 75명 중 42명은 가습기살균제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기초 조사가 진행 중인 단계지만 나머지 33명은 임신 중 태아기에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출생아들로, '인과관계 연구결과 부재'를 이유로 심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에 대해 "심사가 단순히 지연된 것이 아니라 태아기 노출과 건강피해 간의 관계를 입증할 관련 연구결과가 없어 판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33명 중 29명은 피해구제를 신청한 지 5년이 넘도록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장기 대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 가습기살균제 최초 판매 이후 참사는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2006년 원인 미상의 폐손상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를 통해 인과관계가 처음 공식 확인돼 2017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후 2024년 6월 대법원의 국가 배상책임 인정 판결을 거쳐 2026년 4월 특별법 전부 개정에 따라 10월 8일부터는 기존 사업자 중심 구제체계에서 국가와 사업자가 함께 책임지는 손해배상체계로 전환되고 향후 국무총리 소속 배상심의위원회가 배상 여부와 범위를 심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책임이 강화된 새 배상체계가 출범하더라도 피해 판단 기준과 기초 연구가 부재하다면 태아기 노출아와 같은 구제 사각지대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기구 의원은 "태아기 노출 출생아처럼 기존 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피해 유형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관련 연구를 조속히 추진해 판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종 판정 전이라도 필요한 의료 지원과 건강관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신속한 대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학물질 피해는 한 번 발생하면 원인 규명부터 배상까지 수십 년이 소요된다"며 "새롭게 전환되는 국가책임 배상체계에서는 연구와 기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방치되는 일이 단 한 건도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당진=박승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행 '중앙행정기관' 임시 둥지, 2027년 어디로?
  2. 세종 행정수도법 논의 물꼬 트나… 28일 소위 유력
  3. 김장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4. [경찰의날] 대전 112상황실 이가현 경장 "저희가 침착해야 신고자도 안심하죠"
  5. 기후부, 전력망 주민참여 확대 개정안 입법예고… 대전서 집회 지속
  1.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2. 교육재정부터 아동보호·산림안전까지… 충청권 국감 현안 봇물
  3. '6년 공회전' 대전역세권 개발의 민낯… 500억 손실에도 한화 철수
  4. 대전 교통사고 잇따라... 2명 숨져
  5. [2026 국감] 국립대 통합 성패 쟁점…충남대·공주대 재추진, 충북대·교통대는 무산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세권 사업 2027년 재공모 들어간다… 환승센터 등 나눠 공공투자 전환 여지도

대전역세권 사업 2027년 재공모 들어간다… 환승센터 등 나눠 공공투자 전환 여지도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개발사업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을 포기해 계약 해지절차에 들어가면서 대전시가 후속조치에 착수한 것이다. 기존 최고 72층 규모의 건축계획과 주거 및 상업, 업무시설 비율 등을 다시 살펴 사업성을 높여 2027년 하반기 5차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다는 것이 행정당국의 방침이다. 환승센터를 비롯해 공공부문은 분할해 공공투자를 통해 사업시기를 앞당기는 방안까지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코레일은 10월 20일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사업시행자인 대전역세권개발PF..

청와대·국회·부처 이전 감안한 청주공항 시설 확충 필요
청와대·국회·부처 이전 감안한 청주공항 시설 확충 필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정부 부처 이전 등 '행정수도 완성' 계획에 따라 행정수도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공항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을 정도로 이용객이 늘어난 데다, 정상외교와 국제회의, 공무출장 등까지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22일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주공항의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연간 152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2025년 실제 국제..

5대 시중은행 대출취급 6개월 내 금융사고 449억...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5대 시중은행 대출취급 6개월 내 금융사고 449억...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최근 5년간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 대출 취급 또는 만기 연장 후 6개월 이내 발생한 금융사고가 134건, 관련 대출금액은 449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KB국민은행의 관련 대출금액이 406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대출 취급 또는 만기연장 후 6개월 이내 금융사고가 보고된 사례는 총 134건으로 집계됐다. 대출금액은 449억 2500만원이다. 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