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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를 마시거나 음식과 함께 공기를 마시면 식후에 트림이 나오지만 이것은 생리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트림을 할 때 신물이 올라오거나 고약한 냄새가 나는 트림이 계속되면 식도염이나 위암을 의심해볼수도 있다. |
음식 천천히 먹고 맥주 거품없이 마셔야
얼마 전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하던 박모(43)씨는 계속해서 나오는 트림 때문에 주위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참으려고 애써봤지만 속이 계속 더부룩해지면서 트림이 자신도 모르게 나와 주체할 수가 없었고, 급기야 회식 중간에 빠져 나와 약국까지 다녀왔지만 허사였다.
결국 회식 자리를 마치지 못한 채 일찍 집에 들어온 박씨는 병원을 찾아 트림이 너무 자주 나온다고 고쳐달라며 하소연했다.
건강한 사람이 트림을 자주하는 것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많이 먹는 등의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또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먹을 때, 빨대로 음료수를 마실 때 등에는 입 안으로 공기가 많이 들어가 트림을 자주하게 된다.
또 정서가 불안정한 사람은 무의식중에 공기를 위까지 들여보내지 않고, 식도에서 내뱉기 때문에 트림을 자주하게 된다.
문제는 식사와 관계없이 트림을 자주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대개 정신적으로 긴장된 상태이거나 평소 말을 빨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또 코가 뒤로 넘어갈 때, 기관지 천식이 있을 때, 흉부 질환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 복부질환이 있는 경우,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 신경계통에 병이 있을 때, 우울증이 있을 때 공기를 삼키는 양이 많아져 트림도 심해진다.
주의할 것은 자신도 모르게 삼킨 공기가 위에 들어가면 뱃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고 심지어 위에 부담을 주면서 심한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전선병원 소화기내과 이계성 과장의 도움말로 트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트림도 지나치면 병?=맥주를 마시거나 음식과 함께 공기를 마시면 식후에 트림이 나오지만 이것은 생리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유문협착(幽門狹窄)이나 위신경증의 경우에도 많이 나오고 위염·위암·위아토니 등의 경우에도 많이 나온다.
위 신경증은 특별한 기질적 변화가 없는데도 위의 운동·분비·지각 등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신경증성 소질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식욕부진·신경성 구토·신경성 트림·반추증(신경성 위장장애로 인해 삼킨 음식물이 불수의적으로 다시 입안으로 역류하는 현상)·역류증, 분문(噴門)이나 유문(幽門)의 경련이 있는 수도 있다.
위아토니는 위하수인 사람에게 나타나기 쉬운데 음식물이 위 속에 들어감에 따라 위가 확대돼 아래쪽으로 늘어져 내리고 위 운동도 다소 감퇴해 있으므로 내용물이 위 속에 오래 정체한다.
이때 트림과 함께 가슴이 따갑고 쓰리거나, 구역질, 변비 따위를 일으킨다. 심할 경우 식욕부진과 두통·현기증 등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 증세는 장신·여윈 사람, 특히 허리가 가늘고 긴 체형의 이른바 아토니성 체질의 사람에게 많고, 과음과 과식, 신경증 위 질환의 속발증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보통 만성적인 경우가 많아 환자는 무기력 증세와 함께 신경질적 기질을 보인다. 식이요법을 우선 실시하고, 소화가 잘 되고 영양이 좋은 음식을 소량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한편, 일반적인 강장요법과 위 세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트림으로 질병을 추정한다?=소화가 잘 안되고 위장에 통증이 있어 일부러 트림을 하는 사람들은 정확한 검진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현명하다.
트림을 할 때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함께 올라오거나 나쁜 냄새를 동반하면 반드시 자세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신트림이 나온다면 먹은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위 안에서 부패하고 발효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으며,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등의 질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트림을 할 때 신물이 올라오면서 가슴이 죄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목이 답답하고 기침이 자주 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와 위 사이에 위치한 식도의 근육에 이상이 생겨 위액이 거꾸로 올라오면서 식도의 벽을 자극해 염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와 함께 트림을 할 때 계속 쓴 맛이 난다면 쓸개즙이 거꾸로 올라오는 것으로 담석증이나 담낭염, 간염 등의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고, 위산과다증의 경우 식초와 같은 신물을 토해내기도 한다.
특히 고약한 냄새가 나는 트림이 쉽게 멎지 않고 위 내용물이 넘어온다면 위암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이계성 과장은 “트림이 많이 나는 것은 위나 장에서 생긴 가스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삼킨 공기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식사 중이나 후에 나오는 트림은 생리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음식은 천천히 잘 씹어서 먹고, 입에 음식이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고, 탄산음료나 맥주를 피해야 한다”며 “꼭 마시고 싶다면 컵에 따라 거품이 가라앉은 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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