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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노'는 '마빡이'와 '달인'에 이어 개그콘서트식 몸 개그의 정수를 보여주는 코너로, 박성광, 정태호, 이승윤, 양선일 등 네 명의 개그맨이 의기투합해 만든 코너다.
이 코너의 백미는 몸에 달라붙는 하얀 타이즈 의상. '발레리노'의 웃음 코드는 이 의상을 착용한 개그맨들이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다양한 소품들을 이용해 신체 주요 부위를 가리는 데서 출발한다.
“정말 말 그대로 반응이 거세요.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서 씨익 웃으세요. 그런데 시선은 얼굴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죠. 위 아래로 훑어보시다 이내 한 곳으로 시선집중이 돼요. 얼마 전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점원 분이 제품 설명을 하시다 웃음이 빵 터지셨어요. '죄송합니다. 생각이 나서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속옷 매장에서는 '제가 봤을 때는…'이러면서 알아서 사이즈를 골라 주시기도 했어요.”
남자들에게는 '공감'을 여자들에게는 '호기심'을 이끌어내며 인기몰이 중인 '발레리노' 팀. 이들은 새롭지만 원초적인 소재로 성공을 가뒀다. 하지만 이들의 아이디어는 자칫 사장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년 전 쯤 저희와 친한 작가분과 '발레리노의 애환을 담은 코너를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으고 코너를 짜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발레복을 입자마자 서로의 모습을 보고 하지 말자고 했어요. '국내에서 선보이기엔 아직 이르고, 수위도 높다'는 의견도 나왔죠. 다행히 이승윤씨가 격투기를 한 덕에 선수용 보호 장비를 구해줬어요. 그러면서 차츰 이 아이디어의 봉인이 풀리게 됐고 세상 빛을 보게 됐죠.”
이들의 말대로 '발레리노'를 보다 보면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다.
다양한 소품과 발레동작 등으로 '가리기'를 하는 만큼 타 코너와는 달리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NG는 곧 '노출'이자 방송불가(?) 화면이기 때문이다.
“호흡이 가장 중요해요. 자신은 물론 '남의 것'도 가려줘야 하니까요.(웃음) 단점들을 서로 맞추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아이디어 회의와 연습도 제일 늦게까지 하죠.”
“지난주 녹화 때는 잠깐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엇박자가 생겼고 한동안 상대방을 가려주지 못했어요. 객석에도 정적이 흘렀죠. 하지만 '죄송합니다. 잠시 다른 생각했어요'라고 솔직히 말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오히려 기계적으로 잘 맞춘 동작보다 이런 소소한 엇박자들이 더 재미를 주는 것 같아요.”
“소품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내용도 알차게 보강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발레리노'들이 MT를 와서 겪는 일들을 그리면서 기타, 텐트 등의 소품을 이용해 '가리기'를 하는 거죠.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충분히 새로운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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