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살맛 나는 사회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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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살맛 나는 사회가 되려면

  • 승인 2011-03-13 16:51
  • 신문게재 2011-03-14 21면
지난주 전남 담양군청에 현금 1억원이 든 돈상자가 배달돼 세인의 눈길을 모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50대 남성이 군청에 전달해 달라고 맡겼다는 것이다. 담양군청에는 2년 전에도 2억원, 작년에도 200만원이 든 돈상자가 배달돼 담양군 관계자는 같은 사람이 보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소식에 접하면서 무엇보다 이 익명의 선행에 많은 사람들은 진한 감동을 받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 지도층의 도덕불감증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장관이나 고위층의 인사청문회 때 국민들이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하기가 힘들 정도다. 하나같이 치부에는 수준급이며 공익에 대한 신념은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정치권도 예의가 아니다. 민생법안처리에는 늑장을 보이다가도 최근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하는 기민성을 보였다. 자신들의 세비인상에는 여야가 없는 행태를 보이는 등 국민들의 존경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극화의 그늘 속에서 치솟는 물가 등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사회분위기 또한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공동체의식이 사라져 가는 가운데 이기주의만이 판을 치는 세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담양의 기부천사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이들과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가 '살맛나는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우리의 주변에는 자신도 어려우면서 불우한 학생과 소년소녀가장, 거동이 힘든 노인들에게 쌀과 연탄, 그리고 돈을 주는 익명의 독지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물론 큰 금액의 기부금은 아직까지 기업의 몫이며 얼마 전 타계한 류근철 KAIST 교수의 사례에서 보듯이 큰 금액의 돈을 교육기관에 기부한 인사들의 사례 또한 아직은 소수에 그치고 있어 우리의 기부문화는 선진국에 비해서 뒤떨어져 있는 수준이다.

누구를 돕는 일은 꼭 많이 가졌다고 해도 되는 일이 아니지만, 사회지도층이 더 솔선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지적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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