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대전시민의 교통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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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대전시민의 교통문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인식의 쓰레기 치워야 안전한 도시될 것

  • 승인 2016-03-20 13:12
  • 신문게재 2016-03-21 13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 손해보험협회 중앙지역본부장
▲ 손해보험협회 중앙지역본부장
196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차량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세워 놓고 방치했다. 두 대 모두 보닛을 열어 두고 그 중 한 대는 운전석 창문을 조금 깨어 놓았다.

일주일 후에 보니 보닛만 열어놓은 차는 그대로였지만 유리창이 깨져있던 차량은 이미 타이어와 배터리가 없어졌고 사방에 심한 낙서와 함께 돌을 던졌는지 거의 고철상태가 돼 있었다.

단지 유리창이 조금 깨진 것밖에 차이가 없는데도 두 차량의 상태는 너무도 달랐다. 이를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 부른다.

깨진 유리창은 처음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이를 방치해두면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당신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남들도 다 하는데 뭐' 또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눈치껏 무단횡단을 하게 되고 운전을 하면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심지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해서는 안 될 무심한 행동으로 나와 소중한 내 가족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기우일까?

'CCTV 촬영 중', '불법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다 적발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도심 이면 골목 곳곳에 현수막들이 걸려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그러나 현수막이 있는 곳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다. 버린 쓰레기가 또 다른 쓰레기를 부르는 것은 '버린 쓰레기 법칙'이라고 해야 할까?

그 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효과적이다.

첫째 미리 깨끗하게 주변을 청소해 두면 된다. 더럽힐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해 두면 사람들이 버리는 걸 주저하게 되고 그러면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단순 호소나 경고에 그치지 말고 철저한 단속으로 무질서와 불법행위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벌칙이 따른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올해 초 경찰청에서 발표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대전지역 교통사고 사망률 감소추세는 전국에서 인천시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고 최근 3년(2012~2014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평균도 13.7% 줄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우수지역'으로 꼽힌다. 그간 경찰의 노고가 헤아려진다.

다만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에 비해 교통사고 부상자는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 시민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과 개선 노력이 아직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나 하나쯤이야', '남들도 하는데.' 이 두 가지 인식의 쓰레기만 치워버리면 우리 대전을 전국에서 교통사고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나와 나의 가족, 미래의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대물림할 수 있을 텐데. 나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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