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층에 물 고이는 대전 노후아파트, 주민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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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층에 물 고이는 대전 노후아파트, 주민안전 ‘빨간불’

  • 승인 2016-03-23 18:20
  • 신문게재 2016-03-23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층에 물이 고여 천정 배관 높이까지 올라왔다.
▲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층에 물이 고여 천정 배관 높이까지 올라왔다.

건물 4개 동 지하층에 깊이 1m 남짓 물 고임 현상
건물 옥상 10㎝ 돌출하며 뒤틀림 현상 초래



대전 한 아파트에 지하층 물 고임 현상이 수십년 지속하면서 침식에 따른 건물 기울어짐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2008년 이뤄진 아파트 안전점검에서 재건축이 필요한 D등급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안전보강은 이뤄지지 않았고 재건축사업도 진척 없어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오전에 방문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는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문이 실리콘으로 밀봉돼 있었다.

아파트 한 동에 지하층에 내려가는 문이 7개씩 있는데 문과 문틀 사이 작은 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두껍게 바른 실리콘에서 물비린내가 올라왔다.

이곳은 지하층에 물 고임현상이 수십년 지속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곳으로 실리콘은 악취와 해충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임시처방이다.

5층 건물 4개 동에 주민 260세대가 거주하며, 지하층은 깊이 1m 남짓의 지하수가 1년 내내 고여 있다.

비가 오면 지하층의 수위는 더 높아지고 펌프로 물을 뽑아내도 하루 만에 종전 수위까지 물이 차오르는 게 정확하게는 지하층에 물이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것으로 여겨진다.

1985년 입주해 몇 년 지나지 않아 지하층에 물이 고이는 현상을 발견했지만, 아파트 부지가 방죽이었다는 점 외에 원인을 찾을 순 없었다.

해당 아파트의 지하층은 바둑판 모양으로 높이 1.2m의 벽이 세워져 물은 칸칸이 고여 있다.

이형철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지하층에 물이 고이면 구멍을 뚫거나 펌프로 퍼내면 될 것 같지만, 우리 아파트는 벌집처럼 벽으로 칸칸이 분리돼 있다”며 “지하층에 세워진 모든 벽에 구멍을 낸다면 520개를 뚫어야 하고 5억원이 소요된다기에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층 천정에는 각종 배관이 설치됐는데, 작업을 할 때도 고인 물을 뿜어낸 후 장화를 신고한다.

이같은 물 고임 현상이 수십년 지속하면서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안전은 치명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지하층 물의 수위가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면서 기둥과 벽은 침식됐고 여름철에는 악취가 주민들 집에 스멀스멀 올라온다.

70세대가 거주하는 이곳 아파트 2동 건물은 앞으로 기울어 당초 위치보다 10㎝가량 돌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층에 기둥이 침식되면서 건물 전체가 조금씩 뒤틀리는 게 아닌지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주민 조모(67ㆍ여)씨는 “지하층에 물이 1년 내내 고여 여름철에 모기가 극성이고 어린 손자들은 할머니집이 모기집같다며 안 오려 한다”며 “비가 크게 올 때면 지하층에 홍수 아닌 홍수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를 인지한 구청도 2008년 아파트 안전점검을 진행해 조건부재건축이 필요한 D등급 수준임을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안전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조합장은 “최대 10㎝까지 기운 건물 옥상에 두꺼운 철판으로 보강했는데 그 철판까지 뒤틀리는 게 기울어짐이 지금도 진행되는 것 같다”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건설사가 나서지 않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관심을 안 보여 답답하다”고 밝혔다. 조훈희 인턴기자ㆍ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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