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이란시장' 정복… P.E.R.S.I.A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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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이란시장' 정복… P.E.R.S.I.A 기억하세요

이란, 경제·금융제재 벗어나 자원·내수 고루 갖춰 기업진출 '붐' 세계 2위 천연가스·4위 원유부존국… 해외 잇단 러브콜

  • 승인 2016-04-24 13:36
  • 신문게재 2016-04-25 12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막강한 군사력과 속국에 대한 특유의 관용적인 통치로 고대 아시아 세계를 평정했던 페르시아 제국(Persian Empire)의 후예 '이란'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2006년 12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처를 받은 이란은 그로부터 8년여가 흐른 지난해 7월 미국 등 서방국들과 핵 협상을 타결한 끝에 올 1월17일 기나긴 경제·금융제재 터널에서 벗어났다.

해외 여러 나라들은 이미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및 세계 4위의 원유부존국, 인구 8000만의 내수시장을 가진 이란을 향해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저성장 장기화의 늪에 빠진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5월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국빈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 함께 이란을 찾게 될 경제사절단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물론 200곳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이란 붐(boom)에 부응하고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제재 후의 시대, 이란시장 공략 6대 키워드'라는 이슈보고서를 내고 'P.E.R.S.I.A' 전략을 제안했다.

▲Partnership·이란기업과 파트너십 강화= 전경련은 이란정부의 자국산업보호정책으로 강화된 수입규제 및 고관세율을 피하기 위해 이란기업과 합작투자나 현지조립생산 방식을 권고한다.

합작투자 유망산업으로는 양국의 비교우위를 고려해 자동차 제조와 정유산업이 제시됐다.

자동차 제조는 이란정부의 집중육성산업으로 자국의 기술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외국기업과 합작투자에 적극적이다.

이란 최대 자동차제조사인 이란호드로그룹(IKCO)는 한국 완성차의 우수한 품질력과 기술력, 디자인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기업과 합작을 원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란의 원유조달과 한국의 우수한 정유 및 플랜트기술을 결합한 합작투자도 유망하다.

▲Exclusive Industrial Park·한국전용공단 조성=보고서는 이란정부가 재정부족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야 하지만 관련제도와 환경조성능력은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해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이란은 전체 189개국 가운데 118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전경련은 이란정부에 한국전용공단 조성을 제안해 대(對)이란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중동수출기지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이란정부의 한국기업 우대정책을 유도하고 대이란 투자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용산업단지 조성을 제안하자는 것이다.

▲Risk Management·위험방지장치 마련= 이란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이란이 핵 개발과 관련한 의혹을 다시 받게 되면 제재가 복구되는 일명 '스냅백(Snapback)' 조항이다.

제재가 복원되면 그 이전에 계약한 수출입 거래나 건설 프로젝트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경제제재 당사국 중 하나인 미국의 대선도 변수다. 공화당의 대선후보들은 이란 핵협상 합의안 폐기를 주요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도 이란이 합의사항을 어길 경우 군사적 대응까지 고려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전경련은 계약서에 제재 복귀 시 배상금 없이 계약 해지 가능 문구 등을 포함하는 위험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trengthen Financing·파이낸싱 역량 강화=보고서는 이란 발주물량의 90% 이상이 시공자 금융제공 형태일 것으로 예상한다.

시공자 금융제공은 발주사업에 대한 입찰제안서를 낼 때 금융조달계획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으로 보통 자국의 공적수출신용기관과 함께 프로젝트에 공동진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기업의 해외건설 수주형태는 단순도급에 편중돼 있고 파이낸싱 역량은 부족한 편으로 진단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자금융제공형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3년 109억달러에서 이듬해 69억달러, 지난해 33억달러로 급감하며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은 이란 진출기업에 공적금융기관의 맞춤형 금융특화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수출입은행의 대이란 여신지원규모는 1차 70억유로로 책정됐고 추후 여신수요가 늘면 지원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이란 재무부와 이란 발주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면 50억유로 한도 내에서 이란에 여신보증을 지원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Incorporate·국내기업 및 경쟁국과 협력=2000년대 후반 중동 고유가 시기 국내 건설사들끼리 벌어진 출혈경쟁으로 저가 수주한 건설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봤다.

2009년 카타르 하수종말처리장 공사,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형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기업 간 과잉경쟁을 피하고 외국기업과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국내기업 간 자율적 사전조율 및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동수주전략이 필요하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인도나 중국 등 외국 업체들과 부문별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

▲Absorb Consumer Goods·소비재 시장 공략=이란은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문화적 특성으로 건강과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아 화장품, 식료품 등 관련 소비재 산업이 유망하다.

세계 7위, 중동 2위 수준인 화장품 시장규모는 연간 21억달러에 달한다. 20~39세 여성 1600만명이 1인당 연평균 150달러의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동 평균 36달러의 4배를 웃돈다.

이란 여성의 피부톤과 취향을 고려한 특화상품 개발, 인구 1000만 이상의 메가시티(Mega city)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집중유통과 확산전략을 전경련은 제안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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