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행]김지철 충남교육감 “물 잘 빠지게, 잘 마르게” 왜 강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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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행]김지철 충남교육감 “물 잘 빠지게, 잘 마르게” 왜 강조했나

  • 승인 2016-04-26 15:26
  • 신문게재 2016-04-26 5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취임 후 이어온 급식실 불시 점검… 이번엔 홍성초등학교
배수구 덮개까지 직접 뜯어가며 꼼꼼히 살펴 “학부모 마음으로”

점검 후에는 직원들과 농담 나누며 긴장 풀어줘 “동료 입장에서”
안전처 점검서 위반 사례 전무한 충남 학교…“교육감이 이렇게 꿰뚫고 있느니”
애로사항 들어줄 땐 직원도 눈물 보여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에서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지 않은 충남교육청의 급식실 청결 운영 비결이 밝혀졌다. 일선 학교 급식실을 교육감이 불시 점검하는 게 단적인 예다.

26일 오전 10시 47분, 4월 말 일찍 찾아온 더위에 온도계 바늘은 섭씨 27도 눈금에서 흔들렸다. 김지철 교육감이 홍성초등학교 급식실을 갑자기 찾은 것도 이 때문. 일찍 찾아온 더위 속 방심한 상황에서 혹시 모를 식중독 발생 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기자에게까지 시간을 속이고 학교를 방문하는 김 교육감의 차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교문이 보이자 멀찍이서 내려 교정을 걸었다. 그의 학교 방문 철칙이다. 타이어가 아닌 자신의 구두로 보도블럭이나 운동장 흙을 밟는 것.

▲ 김지철 충남교육감(오른쪽)이 26일 급식실 불시점검 장소인 홍성초등학교 방문을 위해 차에서 내려 교정을 걷고 있다. 학교 방문 시 직접 운동장 흙이나 보도블럭을 밝는 것은 그의 철칙이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오른쪽)이 26일 급식실 불시점검 장소인 홍성초등학교 방문을 위해 차에서 내려 교정을 걷고 있다. 학교 방문 시 직접 운동장 흙이나 보도블럭을 밝는 것은 그의 철칙이다.


이날 한 아이는 장난치듯 김 교육감의 뒤를 계속 따랐는데, 아이와 교육감의 얼굴에서 ‘흥’이 보였다.

점검은 다만 정말 아무도 몰래 숨어서 침투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장이나 교감 등 한 명에게는 직전에 연락을 준다.

인사 나눌 겨를도 없이 위생복으로 몸을 싸매고 소독 매트를 밟은 뒤 점검은 시작됐다. 여느 점검과 내용은 같다.

칼 등의 조리도구와 조리대, 복장 등 급식실 내 모든 것의 청결과 위생을 살피는 형식이다.

이 학교는 육류용 도구와 채소용 도구를 다른 장소에서 세척하는 등 청결에 노력을 기울였다. 급식실에서 ‘여사님’으로 통하는 직원들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칼은 노랑과 파랑, 빨강 테이프를 발라 소독기 안에 보관했다.

김 교육감의 불시 점검은 ‘거저’가 아니었다. 그는 냉장고 냉동실을 열어 얼굴을 들이밀었고, 쪼그려 앉아 바닥 배수로 뚜껑을 여러 군데 뜯어 살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6일 홍성초 급식실 바닥 배수로의 덮개를 직접 뜯어 청결을 살피고 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6일 홍성초 급식실 바닥 배수로의 덮개를 직접 뜯어 청결을 살피고 있다.


“교육감님이 너무 잘 아신다”며 당황하던 영양사 및 직원들은 청결이 모두 확인된 후에야 안도했다.

바닥엔 간혹 야채 조각들이 눈에 띄었는데, 불시점검 때가 배식 직전 조리 중인 상황임을 감안해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위생 점검을 마친 후에야 김 교육감은 직원들의 휴식처와 화장실, 건강 상태 등을 살피고 특유의 썰렁한 농담으로 긴장을 풀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6일 홍성초 급식실 불시 점검 후 특유의 썰렁한 농담으로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6일 홍성초 급식실 불시 점검 후 특유의 썰렁한 농담으로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김 교육감은 점검에서 한 가지를 유독 강조했다. 물은 잘 빠져야 하고 잘 말려야 한다는 것.

이유는 “배수와 건조가 위생의 첫 번째이며, 미끄러운 급식실 바닥에서 넘어지는 등의 직원 부상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교육감이 이날 환기와 냉ㆍ난방 실정 등 애로사항을 진심으로 들어줄 때 한 직원은 눈물까지 보였다. 김 교육감은 현황 파악을 통해 오는 여름방학 중 노후된 급식실 바닥과 벽, 작업 동선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취임 후부터 삼성고, 공항중, 규암초 등을 불시 점검한 김 교육감은 앞으로도 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불시 점검에서 합격한 홍성초는 최근 3년간 식중독 발생 등 사고가 없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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