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게, 잔잔하게… 무대서 피어나는 사군자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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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게, 잔잔하게… 무대서 피어나는 사군자 꽃

대전예당 한국 전통춤의 진수 '묵향' 내일까지 선봬 한 폭의 수묵화처럼 매·난·국·죽 표현한 작품 눈길

  • 승인 2016-10-20 11:52
  • 신문게재 2016-10-21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무대를 화폭처럼 꾸몄다. 그 위에서 사군자가 춤으로 번진다.

사군자의 덕을 담은 순백의 무대, 짙은 먹선처럼 퍼지는 강렬한 춤의 잔향 '묵향(墨香)'.

사군자의 멋과 먹향을 담은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묵향'이 오는 21일과 22일 이틀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13년 초연된 '묵향'은 매·난·국·죽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담아낸 작품이다. 고(故) 최현의 '군자무'를 바탕으로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하고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디자인을 맡았다. 간결하게 정제된 한국 전통춤의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줬다는 관객의 호평에 힘 입어 초연 이듬해 재공연 되는 등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구 조화를 이루는 주역 무용수 캐스팅을 주목할 만하다. 주역 무용수는 '묵향'의 매·난·국·죽에서 중심점을 맡아, 각각의 장에 맞는 캐릭터를 표현하며 감정선을 이끌어나가는 존재다.

'매화'의 주역으로는 2013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미애와 함께 국립무용단의 신예 무용수 이요음이 더블 캐스팅됐다. 연분홍색 저고리를 입고 '매화'의 첫 장을 여는 주역 무용수의 솔로 춤은 단연 돋보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강한 에너지로 꽃을 피우는 매화'를 표현하는 김미애, 그와는 다른 자신만의 매화 이미지를 탐구해나가고 있는 신예 이요음이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난초'에서는 이석준이 주역을 맡는다. 그 역시 2013년 초연부터 '난초'의 주역을 맡아온 베테랑이다.

가야금과 거문고의 4중주가 배경음악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이석준은 보다 성숙해진 춤사위로 난을 그리는 선비의 풍류를 표현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늦가을의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국화'는 우리 춤의 중후한 멋을 발산하는 장이다. 이번에는 국립무용단의 최원자가 새로운 주역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해금산조 연주에 맞춰, 국화의 노란 빛이 그리는 온화하되 슬픈 감정선을 풍부하게 그려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선비의 기개를 담은 '오죽'은 2~3미터에 달하는 대나무 장대를 타고 춤을 추는 남성 군무가 돋보이는 장이다. '오죽'의 주역 조용진은 길고 곧은 장대들을 끌고 나가는 중심이자 유일하게 장대 없이 솔로 춤을 추며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양면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맡는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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