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공짜 골프 가능?…청탁금지법 ‘논란’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공무원 공짜 골프 가능?…청탁금지법 ‘논란’

  • 승인 2016-11-14 16:30
  • 신문게재 2016-11-14 9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권익위 “직무 관련 없는 공직자 골프장 이용료 할인 무방”

“접대 면죄부 주는 수단” 전락 우려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위반 여부와 법 조항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와 판례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내놓은 참고자료와 청탁금지법 질의응답 사례집을 보면, 직무와 관련 없는 공직자 등에 대해서는 100만원 이하의 골프장 요금 할인을 해줘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공무원과 직무 관련성이 전혀 없는 사이라면 1회 100만원 이하, 매 회계연도 300만원 이하의 골프 접대는 허용될 수 있다. 다만,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청탁금지법상 제재 대상임을 유의해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 기준 수도권 골프장 이용료가 20만~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직자들이 공짜 골프 접대를 받는 것을 허용해준 셈이다.

청탁금지법이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근절시킬 획기적인 초석이 될 것으로 믿었던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교사가 제자의 할머니가 가져온 호박을 돌려보내고, 보건소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해주는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건넨 음료조차 돌려보내는 상황에서 ‘투명 사회를 만들자’며 도입한 청탁금지법이 ‘공무원의 공짜 골프를 허용하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 8조1항은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무와 관련이 없다면 법에 규정된 금액 이하의 금품 등은 받아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직무 관련성은 중요한 처벌 기준이지만, 자칫 비도덕적 행위에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의원의 경우 분야에 상관없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신분이지만, 직무 관련성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면 소관 상임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골프 접대와 할인, 금품수수를 자유롭게 누리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골프장 단속 관련 부서에 있다가 떠난 공무원에게 전관예우 차원이나 후임자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서, 나중에 해당 부서로 올 가능성이 있는 공무원에 사전에 ‘보험 차원’에서 골프장 측이 공짜 골프 로비를 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입법을 주도한 권익위나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 법원의 법 해석은 입장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법원 판단을 기다려보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