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서 성추행 당해도 ‘쉬쉬’하는 학생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학내서 성추행 당해도 ‘쉬쉬’하는 학생들

  • 승인 2016-11-16 18:00
  • 신문게재 2016-11-16 8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피해자가 2차 피해 입을까, 피해자의 용기도 필요

지난 5월 대전의 한 사립대학에서 교수가 조교에게 성추행 정황이 보고됐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본인의 사표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 사립대의 A학과 조교 B씨는 C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과장에게 진술서를 제출한다.

진술서에 따르면 4월 말부터 여러차례 C 교수가 개인 도자기 보관과 분류 작업 등의 도움을 요청하며 B 조교에게 부탁을 하기 시작했고, 이를 빙자해 만나는 과정에서 조교에게 포옹하고 얼굴을 만지고 뒤에서 감싸 안는 등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C교수는 B조교 개인 자취방에 도자기를 보관하도록 지시하고 집으로 찾아가 손을 만지고 골프를 가르쳐 주겠다며 폼을 잡아주는 등 접촉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조교는 이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고 학과장은 해당 교수에게 정황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론은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다.

B조교가 학교내 학생 상담 센터를 통해 사건을 정식 접수하고 공론화 할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B조교는 “학생 상담 센터에서 사건을 공론화 할 것을 문의해 왔으나, 조용히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라고 말했다.

대학원 생이었던 B조교는 지난 6월께 학과에 사표를 제출했고, 해당 교수로부터 어떤 입장표명을 들은바 없는 상태다.

B조교 사건이 일단락 지어지면서 학과내 구성원들과 대학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일고 있다.

학과 구성원 D씨는 “사건 내용은 학과내에서 소문이 돌았고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피해자가 더이상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다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만 해당 교수는 아무렇지 않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난다”고 말했다.

이학교 학생처장은 “센터를 통해 정식으로 진술서가 접수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가 진행되지만, 이 사건은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사건 중도 포기는 B조교만의 일은 아니다. 지역대학 상담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담의뢰가 와서 상담을 진행하다가도 사건이 공론화 되서 자신의 신변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면 사건화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지역대 상담센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사건화를 권유하고 도와주겠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학위문제, 장래, 인간관계 등을 고려해 사건화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 법 강화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 시각 개표현황] 밤 10시 개표율 5.56%… 이재명 45.61%, 김문수 46.30%
  2. [이 시각 개표현황] 밤 11시 개표율 23.11%… 이재명 47.77%, 김문수 44.03%
  3.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세종시 최다 득표 읍면동은
  4. [이 시각 개표현황] 밤 12시 개표율 51.53%… 이재명 49.03%, 김문수 42.60%
  5. '세종시=행정수도' 지위 부여… 이재명 정부의 첫 걸음 주목
  1. 제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당선'…득표율 48.77%
  2. 새정부 충청도약 지역인사 입각에 달렸다
  3.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지역 교육계 "교육공약 이행돼야"
  4. 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당선 확실…3년만의 정권교체
  5. 캐스팅보트 넘어 대선 이끈 충청…'표'도 '이슈'도 쥐었다

헤드라인 뉴스


막 내린 21대 대통령 선거, 이젠 다함께 `충청시대` 실현에 힘을

막 내린 21대 대통령 선거, 이젠 다함께 '충청시대' 실현에 힘을

6.3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충청 시대'를 열기 위한 지역 민·관·정 역량 결집이 시급하다. 행정수도 완성, 과학수도 육성으로 집약되는 충청시대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으로 가는 데 충청인들이 짊어질 시대적 사명이다. 앞으로 펼쳐질 새 정부 5년, 대선공약 관철 노력은 물론 충청대망론 실현으로 가는 자강 노력이 충청시대를 여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궐위 선거로 치러졌다. 4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돌입한 60일간의 초..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에 충남 아산 출생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3선·충남 아산시을)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새 정부 첫번째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4선의 김민석(64년생)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58년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훈식(73년생) 국회의원, 안보실장은 위성락(54년생) 국회의원(비례), 경호처장은 황인권(63년생)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75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통령 당선 현수막 대통령 당선 현수막

  •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 투표 참여 이벤트 ‘눈길’ 투표 참여 이벤트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