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벽 뚫린 유천시장 바람 ‘숭숭’…상인 겨울나기 걱정

  • 정치/행정
  • 대전

한쪽 벽 뚫린 유천시장 바람 ‘숭숭’…상인 겨울나기 걱정

  • 승인 2016-11-23 16:35
  • 신문게재 2016-11-23 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인근 아파트 공사 때 벽면 철거…약속 안 지키고 떠난 시공사
상인회 “죽어가는 시장 얼어붙게 생겼다” 자치구에 민원 호소

▲ 대전 중구 유천시장의 한쪽 벽이 사라져 겨울을 앞둔 상인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 대전 중구 유천시장의 한쪽 벽이 사라져 겨울을 앞둔 상인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한쪽 벽이 이렇게 뚫려 있으니 누가 시장에 오고 싶겠어요. 혹시 눈이라도 올까봐 걱정이 큽니다.”

대전 중구 유천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한쪽 벽이 휑하게 뚫려 있어 본격적인 겨울나기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온이 뚝 떨어진 23일 오전 중구 유천시장. 입구를 따라 10m쯤 들어가니 찬바람이 피부를 스쳤다. 시장 오른쪽 벽면이 휑하게 뚫려 있어 시장 바깥 날씨와 다를 게 없었다. 좌판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은 본인이 직접 비닐을 설치해 급한대로 바람을 막았다. 장을 보러 온 주민들은 하나같이 옷깃을 여미고 빠른 걸음으로 시장을 돌았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62)씨는 “시장 안과 밖의 기온 차이가 거의 없다”며 “날이 더 추워지면 차를 타고 가더라도 대형마트에 가서 따뜻하게 장을 보고 싶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상인회와 중구청에 따르면 2014년 초 시장과 연결돼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유천시장 한쪽 벽면이 사라졌다.

당시 상인회는 공사 업체 측에 사라진 벽면에 대한 보수를 해줄 것을 요청했고 업체도 이를 받아들였다. 자치구에 민원을 넣지 말고 당사자끼리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시공사는 상인회 20여명의 인감도장도 받아갔지만 공사가 끝나 준공승인이 나고 입주가 시작된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시공사는 떠났고 연락도 끊겼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업체측에 매달리던 상인회는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허가ㆍ승인을 내준 자치구에 손을 내밀었다.

유천시장 상인회장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구청도 이부분을 챙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얼렁뚱땅으로 공사 허가와 준공승인을 내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관련부서는 해당 민원을 접수하고 중소기업청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사업 해결에 나설 방침이지만 보수 시기와 상인회가 부담해야 할 부담금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청 현대화 사업비 60%와 지방비 30%를 제외한 10%를 상인회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상인회 재정상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중기청 사업 신청 시기와 예산 교부 등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했을 때 2018년 초나 돼야 공사가 완료된다.

중구 관계자는 “상인들이 원한다면 올 겨울은 긴급예산을 투입해 임시방편으로 눈과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