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두 지역기업의 ‘우울한 크리스마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두 지역기업의 ‘우울한 크리스마스’

  • 승인 2016-12-26 16:04
  • 신문게재 2016-12-26 3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 문승현 기자
▲ 문승현 기자
세밑에 터진 악재(惡材)로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두 기업이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고 악재가 정부발(發)이라는 데서 둘은 교집합을 이룬다.

최근 탈세 혐의로 검찰 칼끝에 선 타이어뱅크(주)와 담뱃갑에 의무적으로 혐오그림을 표기해야 하는 KT&G 얘기다.

행정작용 또는 정부정책에 따른 위기국면에서 한 기업은 순응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기업은 불복(不服)을 택했다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타이어뱅크 탈세 혐의는 사실, 일부 호사가 사이에서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던 아이템이다. 하지만 언제 누가 왜 조사를 벌였고 탈세 규모가 600억, 800억원이라는 설(說)의 소스(출처)는 어디냐고 한걸음만 더 들어가면 ‘기자 티내지 말라’는 핀잔 듣기 일쑤였다.

여기엔 국세의 부과·징수를 위해 업무상 취득한 자료 즉 ‘과세정보’를 타인에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국세기본법과 이에 근거해 국세청이 지켜온 엄숙한 ‘비밀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탈세 혐의를 받는 타이어뱅크 역시 닷새 전인 21일 지역 한 매체의 보도 이후 관련뉴스가 쏟아지자 이틀 만에 내놓은 입장자료에서 “혐의없음을 입증하겠다”는 의지 표명만 하고 있을 뿐 추가 취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카더라’는 탈세규모를 중심으로 설왕설래(說往說來)하며 의혹을 키운다.

KT&G에게 지난 23일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날이었을지 모른다. 이날부터 담배공장에서 나가는 모든 담배제품의 담뱃갑에 흡연폐해를 보여주는 경고그림을 새겨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고그림은 폐암·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뇌졸중 등 병변관련 5종, 간접흡연·조기사망·피부노화·임산부흡연·성기능장애 등 비병변관련 5종으로 민간전문가와 정부위원들로 이뤄진 제정위원회를 거쳐 완성됐다.

‘사실에 기반하고 지나치게 혐오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을 감안해도 망가질 대로 망가진 사람 몸속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건 영 마뜩잖다.

‘경고그림은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며 담배제품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주장은 바로 입증된다.

담배업계는 당장 판매 급감을 걱정하면서도 속앓이만 할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술·도박과 함께 대표적인 죄악(罪惡)산업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는 마당에 ‘국민건강증진’을 내세운 정부 정책에 맞서는 모양새로 비쳤다가는 역풍 맞기 십상이다.

담뱃갑의 혐오그림 면적이 30% 정도로 비교적 작다는 점에서 장기적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일부의 기대 섞인 전망과 가격인상 이후 주춤했던 담배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그나마 KT&G에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예상치 못하거나 불가항력인 악재에 우울한 크리스마스(unmerry christmas)를 보냈을 두 지역기업에게 건넬 수 있는 인사는 하나뿐인 듯하다. 모쪼록 해피뉴이어(Happy New Year).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2. 제1회 세종 마라톤 '모두 런', 6월 13일 막 올린다
  3. “파닭과 맥주까지” 세종 조치원 복숭아 축제, 7월 24일 개막
  4. '제46회 장애인의 날', 세종시서 누리는 당연한 일상
  5.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1. 2026 여름 3종 '명상 클래스' 세트… 내면 근력 키워볼까
  2. 대전 출신 황인범 체코전서 '멀티 공격포인트', 2026 북중미 월드컵 첫승 견인
  3. 세종 보육교직원 '개정 어린이집 평가제 준비' 만전
  4. 오늘은 대전의 아들 황인범의 날! 대전 스포츠펍 응원 현장
  5. 세종 한글·공예 문화콘텐츠 확산… 전국 사로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골 직감하는 순간 가슴 벅찼다"… 아들의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아버지 진심

"골 직감하는 순간 가슴 벅찼다"… 아들의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아버지 진심

북중미 월드컵 예선 1차전 체코전에서 소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대한민국 1승을 이끈 황인범, 그의 뒤에는 평생 그를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을 보내는 가족들이 있었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선수의 아버지 황서연 씨는 "오늘의 기쁨 뒤에는 넘치는 사랑을 보내 준 대전팬들이 있었다"며 "부상 이슈로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좋은 출발을 보여줘 다행이다. 남은 경기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황인범 아버지 황서연 씨 와의 1문 1답-황인범 선수가 월드컵에서 첫 골을 기록했다 소감은?▲선수 가족이라면..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대전하나시티즌의 미래를 책임질 '성골 유스' 김지호(고2)가 프로 무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4월 유스 출신 유망주 4인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자원을 확보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겸비한 공격수 김지호는 단연 돋보이는 재목이다.김지호 선수는 대전하나시티즌 U-12와 U-15를 모두 거친, 그야말로 구단의 역사를 함께해 온 성골 유스 선수다. 188cm라는 장신임에도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그는 "대전 U-12 시절부터 프로팀 입단이라는 하나의..

천안법원, 무보험 차량을 운전한 혐의 `벌금 1000만원`
천안법원, 무보험 차량을 운전한 혐의 '벌금 1000만원'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은 무보험 차량을 운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4월 28일부터 2026년 1월 20일까지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승용차를 총 55회에 걸쳐 운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류봉근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승용차를 운행한 횟수 및 반복성에 비춰 판시 각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과거 동종의 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천안=하재원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