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대전시립교향악단·대전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

  • 문화
  • 문화 일반

[공연리뷰] 대전시립교향악단·대전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

밀도높은 연주, 그만큼 아쉬운 섬세함

  • 승인 2017-01-12 10:50
  • 신문게재 2017-01-13 10면
  • 문옥배 음악평론가·당진문예의전당 관장문옥배 음악평론가·당진문예의전당 관장
지난 6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대전시립교향악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의 신년음악회가 개최됐다.

신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공연장이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특히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비엔나 신년음악회가 세계적인 공연이벤트로 자리잡으면서 신년음악회는 송년음악회와 함께 시즌공연의 대명사가 됐다.

이날의 공연은 세계적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로스트로포비치와 거장 로린 마젤의 조수로 지휘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은 카를로 테넌이 객원지휘봉을 잡았다.

1부는 엘가의 현악곡과 롯시니, 모차르트의 서곡이 연주됐다. 엘가의 '현을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작품47'은 현악4중주와 오케스트라간의 협연형식으로 구성된 현악합주곡인데,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의 현악파트 수석주자들이 담당하는 현악4중주 역할을 원곡대로 현악4중주를 투입하는 특별한 시도를 하였다. 현악4중주에는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현악사중주부문 입상한 '아벨 콰르텟'이 참여했고, 이들은 밀도있는 앙상블과 오케스트라와 구별되는 존재감을 들려주었다. 오케스트라에 함몰되지 않고 독주파트의 역할을 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 밀도있는 음악적 교감을 들려주었다.

이어서 세 곡의 오페라 서곡인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윌리엄 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등의 연주됐다. 세 곡 모두 음악적 진행의 변화를 매우 유연하게 처리하는 탄탄한 음악적 구축력을 들려 주었고, 선율의 유려한 프레이즈의 처리와 화려한 음악적 표현으로 밀도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다만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꾸밈음의 명료성과 리듬(악센트)의 경쾌함이 좀더 강조됐으면 했고,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빠른 스케일의 패시지에서 음의 명료도 즉 아티큘레이션의 명확성 부족이 아쉬웠다. '윌리엄 텔'에서는 도입부의 첼로 독주가 유연한 선율처리와 오케스트라와 잘 결합된 음색처리로 돋보였고, 마지막 피날레 부분의 빠른 템포 설정으로 극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제1바이올린의 빠른 패시지의 음의 명료성과 섬세함이 부족해 피날레의 극적 효과를 받쳐주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세 곡의 서곡 모두 빠른 패시지에서의 아티큘레이션과 리듬감, 섬세함이 강조됐다면 좀더 완성도 높은 음악이 전개됐을 것이다.

소프라노 김승희는 이날 협연자로 출연하여 네 곡의 오페라 아리아로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중의 아리아를 노래했다. 김승희는 다수의 국제 성악콩쿠르 입상으로 기량을 인정받아 현재 유럽 오페라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소프라노다. 그녀는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맑힘없는 소리로 무대를 압도했고, 오페라의 내용을 표현하려는 액션과 뛰어난 클라이막스 처리를 들려 주었다.

2부는 슈트라우스 2세의 '푸른 도나우강', '천둥과 번개' 폴카, '트리치-트라치' 폴카, '박쥐' 서곡 등 신년음악회의 상징인 작품들이 연주됐다. 지휘자 테넌은 왈츠의 루바토와 뉘앙스의 변화 그리고 각 부분의 음악적 변화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날의 공연은 일반적으로 신년음악회가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폴카 등으로만 구성되는 것에 반해 진지하지 않고 왈츠처럼 편히 감상할 수 있는 서곡을 레퍼토리로 선택하여 왈츠 중심의 신년음악회의 단조로움을 탈피한 기획이었고, 시민에게 음악으로 신년의 행복을 전해준 시간이었다.

문옥배 음악평론가·당진문예의전당 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