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명절마다 상처받는 가족들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올해는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명절마다 상처받는 가족들

  • 승인 2017-01-23 14:49
  • 신문게재 2017-01-23 9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명절이면 가정폭력 신고 폭등, 한 해 1만 건 이상
고부갈등부터 재산 문제까지…음주로 갈등 증폭
다툼 소지 많은 명절 문화 탈피해 국내ㆍ외 여행하는 새로운 명절문화가 대세


#1. 홍성군의 A(여·52)씨 가족은 며칠 뒤 다가올 명절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 거린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 집안 제삿날이면 사소한 문제로 온 가족이 다투곤 하기 때문이다.

차례(제사) 음식 준비를 둘러싼 고부갈등과 며느리들 간 눈치싸움, 형제들의 노부모 부양 문제와 은근한 재산다툼까지 사연도 많다. 과도한 음주는 불붙은 데 기름 붓는 격이다.

‘차라리 안 모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그래도 형제들’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악몽 같은 명절을 보내고 있다.

청양군에 거주하던 B(58)씨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제사상까지 엎는 형제간 싸움을 벌이고 홍성으로 이사, 8∼9년째 왕래를 하지 않는다.

#2. 대전에 사는 C(53)씨 가족은 명절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귀성과 오랜만에 볼 친척들 얼굴이 떠올라서가 아니다.

C씨는 몇 해 전부터 설과 추석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즐기고 있다.

“매일 모여 싸우느니 내 가족끼리 놀고 명절 전후로 부모님을 뵙고 오면 된다”는 C씨다. 처음엔 C씨를 나무라던 형제들도 이제는 제주도와 안면도 등 국내 위주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

다만 C씨는 ‘부모님 돌아가시면 형제·친척들 볼 날이 있을까?’라는 자문을 던진다.

설과 추석 명절만 되면 112 가정폭력 신고가 평소보다 급증하고 있다.

23일 충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인 2월 6∼10일 5일간 112를 통한 가정폭력 신고는 모두 120건이 들어왔다. 같은 해 추석 9월 14∼16일 3일간은 103건이 접수됐다.

연휴가 길었던 설에는 하루 평균 24건, 짧았던 추석에는 34.3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있었던 것. 지난해(6964건·명절 포함) 1일 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19.1건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설과 추석 연휴에만 1만 622건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 사이 44.3%가 집중됐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에 가족끼리 싸운다는 신고가 들어와 출동해 보면 제3자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들이 대부분”이라며 “저녁에 친척이 모이니 술을 마시고는 말 한마디 실수로 시작해 결국 서로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주고 만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만 받는 명절문화를 탈피하고자 여행객은 증가 추세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설 명절 특별운영기간(6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95만 명에 달했다. 추석(6일)엔 97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한 수치다.

이번 설에도 국내 양대 여행사는 아시아권 항공권 매진을 비롯해 예약율이 각 78%, 86%에 달하고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