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시인들, 문화계 블랙리스트 풍자한 책 발간 눈길

  • 문화
  • 문화 일반

충청권 시인들, 문화계 블랙리스트 풍자한 책 발간 눈길

  • 승인 2017-02-07 16:06
  • 신문게재 2017-02-07 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블랙리스트 충청권 이안 , 도종환 시인 참여

‘검은 시의 목록’…99인의 생각·의지 담아


“이래두 살구 저래두 살구지만 몸빼와 월남치마 펄럭거리는 살구나무지만 이 집이 올해도 이렇게 꽃으로 뒤발을 하고 서 있는 건 늙은 당나귀 살구나무가 힘껏 이 집 담벼락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송진권 살구나무 당나귀 중 )

대전·충청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시인들이 이에 저항하는 시선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서 이름 석자를 확인할 수 있어 가슴이 뛰었다는 시인 99명이 시집 ‘검은 시의 목록’으로 뭉친 것.

지역에서는 신경림 시인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시‘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를 비롯해 블랙리스트 목록에서 ‘반드시제외’라는 항목이 기입된 충주 지역의 이안 시인, 청주 지역 국회의원이며 시인인 도종환 시인, 충북 보은 출신의 김사인 시인, 송찬호시인, 충북 옥천의 송진권 시인 등이 참여했다.

또 옥천 출신으로 현재 젊은작가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병록 시인, 김성규 시인, 영동 출신의 양문규 시인을 비롯해 대전 충남 지역의 시인들로는 충남 홍성 출신인 이정록 시인, 대전작가회의 부지회장 박소영 시인, 애지출판사에서 꾸준히 시집을 출판하는 함순례 시인, 충남 공주 출신의 이은봉, 박찬세 시인, 부여 출신의 이재무 시인 등의 시가 실렸다.

특히 보은의 오장환문학제는 도종환 시인이 문학제에 꾸준히 참여한다는 이유로 예산 지원이 삭제되어 있어 논란이 증폭됐다.

이는 블랙리스트가 개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걸쳐 작성되었고 지역 문화행사까지 관여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99편의 시는 이들 시인들이 각자 다양한 방법로 꾸준히 사회적 목소리를 내왔다는 사실을 각인한다.

원로 신경림, 강은교 시인부터 박준, 박소란 등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99명 시인의 시를 한데 모아서 펴낸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비극적이고 잘못된 일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또 하나의 검은색이 아니라 각각의 고유한 색으로 빛나는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인들은 시집 출간을 기념해 11일 오후 2시 연극인들이 광화문광장에 세운 ‘광장극장 블랙텐트’에서 낭송회를 연다. 도종환·함민복·정우영·안상학·천수호·유병록·권민경·최지인 시인 등이 참여한다.

도종환 시인(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블랙리스트 작성은 유신시대 검열 회귀, 분서갱유와 다름 없다”며 “앞으로 시인을 비롯한 문화에술인들은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검은 시의 목록이 조용하지만 굳센 외침으로 대중에게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