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문화 씨앗' 메마르는 대전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문화 씨앗' 메마르는 대전

  • 승인 2017-02-21 14:59
  • 신문게재 2017-02-22 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박수영 문화부 기자
▲ 박수영 문화부 기자
문화도시 대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문화 씨앗이 메마르고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외쳐온 문화도시 대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대전은 수준 높은 문화 공연, 시민의식 등 외형적으로는 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전시가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대전을 품격 갖춘 문화도시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은 멀어져 가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해 말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원이 모자라자 대전문화재단 적립금(출연금)을 애초 약속한 금액을 지원하고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이 확보한 적립금은 126억 원으로, 오는 2020년까지 500억 원을 모으겠다던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기업 등 외부 기부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오랜 경기침체로 기부금 등에 관심이 크게 떨어진데다 재단의 협조요청에도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내는 게 사실이다.

문화재단의 이상적인 재원운용 모델은 적립금을 쌓고, 거기에서 나오는 이자나 사업 수익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재단 적립금은 재단 운영의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재단은 장기적으로는 적립금에 의한 운영이 돼야 기획사업 진행은 물론 안정을 꾀할 수 있다. 기획사업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과 달리 대전문화의 비전과 정체성을 찾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재단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이런 핵심동력인 기금이 몇 년째 늘어나지 않는 탓에 문화재단 스스로 책을 만들고, 사업으로 진행시키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정작 문화예술 발전의 토양이 될 문화재단 적립금은 빼버려 문화정책에 비전이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한 예술인의 탄식이 와 닿는다.

당장 매년 들쑥날쑥한 문화재단 적립금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대전 문화의 미래를 보고 뿌리는 기획 사업이라는 씨앗이 대전시의 문화 마인드 부재로 메마르고 있다.

예산이 부족하면 문화 예산부터 줄이는 근시안적 행정을 벗어나지 못하면 대전은 문화 불모지로 남을 수밖에 없어 씁쓸하다.

지역 문화가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않으면 지역 문화 진흥이 꽃피울 수 없다. 새로운 건물을 세우고 다리를 놓는 것과 달리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박수영 문화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4.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