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과 다른 부부관계의 현실… '그래 이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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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과 다른 부부관계의 현실… '그래 이혼하자'

이혼의 과정에서 깨닫는 결혼의 진정한 의미

  • 승인 2017-03-16 15:06
  • 신문게재 2017-03-17 12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최근, ‘비혼’, ‘졸혼’ 이라는 신조어가 급부상하며,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가치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혼은 여전히 조금은 터부시되고, 부정적인 선인견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이혼 건수는 10만 9200건.

이혼의 과정에서 깨닫는 진정한 결혼의 의미, 단 한번이라도 결혼·이혼·재혼을 꿈꿔본 모든 이들에게 작가 김현경이 한권의 책을 발간했다.

이혼 인구 10만 시대에 더 이상 이혼은 감추고, 비난하며, 모른 체할 일이 아니다.‘그래,이혼하자’는 한 젊은 부부가 이혼이라는 위기를 겪으며 각자의 삶의 의미와 관계를 돌아보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현대사회에서 결혼, 가족, 사랑, 우정이 갖는 참된 의미를 되짚어 본다.

사랑스러운 눈빛을 주고받는 두 남녀가 서있는 결혼식장. 평생 이 사람만을 사랑하겠노라 혼인 맹세를 하는 부부에게는 앞으로의 행복한 미래만 가득할 듯 보인다. 누구나 이처럼 한번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만인의 축복을 받는 결혼식을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동화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해피엔딩도 아니고, 인생의 모든 불행을 없애주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비장하기까지 했던 맹세는 머지않아 일상을 옥죄고,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상대와 나의 일생을 함께 한다는 게 그저 버겁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이야기는 이렇다.

오픈 4년 만에 엄청난 성장세로 웨딩업계에서 일약 주목받는 브랜드가 된 웨딩숍 지앤화이트.

젊고 스타일리쉬한 동갑내기 부부 대표라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주로 담당하는 세련된 아내 백하영 대표와 드레스를 전담하는 신비주의 남편 지원호 대표의 완벽한 앙상블. 함께 최고의 웨딩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이 운명적 만남으로 이어진 8년차 동갑내기 부부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이들 부부 관계의 실상은 인간적으로는 물론이고 사업적으로도 오랜 갈등으로 폭발 직전이다.

그 와중에 두 부부 대표는 한 패션 전문 케이블TV 채널에서 기획한 웨딩드레스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진으로 섭외되고, 그 내용이 한 잡지 인터뷰 도중 언급된다. 그런데 정작 남편 지원호는 프로그램 섭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그 자리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진다.

잡지사 기자가 보는 앞에서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백하영은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이혼을 통보한다. 남편 쪽도 이혼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상황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라 이혼 조건을 놓고 좀처럼 합의가 되지 않는다. 아내의 이혼 요구가 진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비상이 걸린 것은 남편보다 먼저 가족, 친구, 동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달 후 남편에게 정식 이혼 소송장이 날아든다.

이처럼 이 책은 이혼하는 부부의 뒷모습을 찬찬히 따라간다.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와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이혼의 현실적인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짚어주는 이 책은 마치 ‘사랑과 전쟁’에피소드 한 편을 보듯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이 책을 통해 결혼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이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 책은 결혼 그리고 더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던져준다. 결혼 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결혼이나 관계에 대한 모습을, 결혼 생활 중인 사람이면 현재 나의 부부와 가족 관계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김현경 (지은이) / 니케북스 /1만 5000원/452쪽.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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