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色色의 행복…대동 하늘공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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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色色의 행복…대동 하늘공원 가는 길

피란민 모여살던 동네, 알록달록 벽화 입고 예쁘다 입소문나며 지역 나들이 코스로 전망대 오르면 옹기종기 마을풍경 정겨워

  • 승인 2017-03-23 19:28
  • 신문게재 2017-03-24 9면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주말여행]대전 대동 하늘공원 가는 길

어느 집의 담벼락은 노란색, 민트색, 하늘색, 분홍색이다. 그 옆집은 파랑색, 주황색, 빨간색이 섞였다. 그 집들 사이에 만들어진 계단을 걸으며 브라질 골목길 풍경을 떠올렸다. 알록달록 칠한 담벼락 사이로 아이들이 튀어나오는 남미 분위기가 대전에서 느껴지다니.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동네는 햇살에 그을린 아이보다 뒷짐지고 걷는 어르신을 만나기가 더 쉬웠다. 밤이 깊으면 틀림없이 인기척이 끊길 조용한 마을. 사진찍는 연인들과 친구들로 저녁 무렵 골목이 아직 속삭이고 있었다.

대동하늘공원은 2007년 문화관광부 공공미술추진위에서 공모한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 사업에 선정되며 단장을 시작했다. 지역 미술단체인 오늘공공미술연구소가 주도적으로 나서벽화와 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했다. 2014년 하늘동네 벽화 그리기 대회로도 미술작업이 이어졌다. 대동역 6번 출구를 나와 올라가니 예전보다 선명한 색감의 벽화들이 눈에 띄었다. 차고 셔터 위에서 갤러그 게임이 펼쳐지고, 하얀 집 벽에서는 스누피와 친구들이 버스를 기다린다. 주차장 벽에는 바다거북이 마을을 싣고 헤엄친다. 유쾌한 그림들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언덕슈퍼라는 작은 간판을 단 건물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섀시 위 하얀 비행기가 'I miss you' 라며 그리움을 싣고 날아오르더니, 옥상 벽에서 색색으로 변해 옆 건물로 간다. 미안해, 사랑해, 기억할게라고 적힌 노란 몸을 하고 손을 모은 사람들이 무지갯빛 팔을 물 속에서 끌어올리는 그림. 세월호가 여기 있었다. 창문에는 종이끈으로 엮은 하트가 매달려 있다. 대전의 작은 마을에 자리하고 있었던 잊지 않으려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있어 1073일만에 세월호가 올라왔을 것이다.

하늘이 노을을 끌어당길 무렵 전망대에 도착했다. 모여 앉은 집들의 어깨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식장산이나 대전시청에서 내려다보는, 별천지같은 대전과는 다른 풍경. 막 끓기 시작한 된장찌개 냄새와 아기의 웃음소리 같은, 따뜻한 상상이 골목을 따라 번졌다.

글·사진=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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