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시티즌 사장의 사표 헤프닝과 리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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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시티즌 사장의 사표 헤프닝과 리더의 조건

  • 승인 2017-04-02 11:39
  • 신문게재 2017-04-03 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손꼽히는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강의했던 ‘리더의 조건’에 대한 내용이 인상깊게 남는다.

김 감독은 ‘리더는 신뢰’라고 말한다. 리더와 선수는 배와 물 같아서 리더가 배라면 선수가 없으면 물에 뜰수 없다. 물이 없는 배는 의미가없다는 의미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배와 물같이 서로를 띄우고 역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리더는 선수들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주고 공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가 하나의 목적을 갖고 가게하는 것이 리더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말한 리더의 중요한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지난 30일 대전시티즌 윤정섭 사장의 사표 헤프닝은 시민과 선수 들의 신뢰를 깨는 신중치 못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윤 사장은 돌연 직원들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주인 대전시장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반려했다며 몇시간만에 사표 반려 소식을 전했다. 윤사장의 사표 소식은 시티즌 직원들은 물론 시청의 관련 부서조차 사전에 기미를 전혀 알아채지 못할 만큼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윤 사장은 지난해부터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압감이 컸고 구단의 경영난으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사표 이유를 전했다. 윤 사장은 취임 전부터 축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이력 때문에 전문성 논란이 있었지만, 전문 경영인 출신인만큼 경영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취임이후 1년 남짓 만에 사표를 던지면서 1부 리그에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들과 구단은 갑자기 수장없이 방황할 처지가 됐다. 리더를 믿고 하나의 목적을 위해 순항을 하기에도 벅차다.

시의 설득으로 올 시즌 종료까지 구단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시즌이 종료되면 다시 사퇴하겠다는 불씨는 살아있다.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이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됐던 만큼 구단주는 시민의 대표격인 시장이 맡고있다. 시장이 구단주를 맡으면서 오랜 고질병처럼 시민구단은 구단주의 정치적 색을 띤 낙하산 인사, 회전문 인사로 논란의 대상이었던 자리기도 하다.

지난 20년동안 대전시티즌이 16명의 사장을 갈아치웠다면, 단 한명의 임기를 채운 사장이 나오지 않았다면 수장과 선수들과의 신뢰나 전문 경영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김민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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