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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된 광화문 촛불집회, 특별검사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등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이 19대 대선으로 마무리됐다.
이쯤 되면 속이 후련해야 할 것 같은데,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안보논리를 내세운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선거전략, 네거티브 논란, 각 후보 간 검증에서 드러난 미심쩍어 보이는 여러 정황들. 우리 사회가 진일보한 것 같으면서도, 종전 선거에서의 병폐가 그대로 연장되고 있는 이 부조화. 역시 아쉽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뒤로 하고 향후 5년간 나라를 이끌어 주게 될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
대통령 한 사람의 노력으로 사회 전체의 구조적 병폐가 개선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 통치자인 대통령이 최일선에서 원칙을 지켜준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분위기도 쇄신되리라는 기대를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새 대통령에게 이것만은 꼭 당부하고 싶다. 이번 선거가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사회로의 발걸음이길 바라는 국민 모두의 염원을 담은 선거임을 잊지 말아 달라는 당부이다.
이렇게, 이번 선거가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 우리 국민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원칙을 저버린다면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 정도의 힘과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 어느 후보라고 할 것 없이 국민에게 일정 부분 실망감을 주었지만 ‘잘해달라’는 염원을 담아 선거에 임하였다는 점, 대통령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이 준 무겁고 준엄한 권리를 심사숙고하여 원칙에 따라 행사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라는 점을 잊지 말고, 대통령 자리가 주는 무게를 잘 견뎌주기를 바란다.
공약을 다 지키라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아마 그 자리에 가 보면 지킬 수 없는 약속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약속을 번복하게 되면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도 대통령 자리가 주는 무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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