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곡성 기차마을과 장미축제… 지금 즐기지 않으면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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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곡성 기차마을과 장미축제… 지금 즐기지 않으면 뭣이 중헌디

계절의 여왕이 피워낸 천만송이 꽃잎…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한 세계 명품장미 느리게 시간을 달리는 증기기관차… 섬진강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낭만 체험

  • 승인 2017-05-25 11:08
  • 신문게재 2017-05-26 9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옛 곡성역
▲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옛 곡성역

날이 적당한 5월의 휴일 그냥, 딸아이의 손을 잡고 역으로 향했다.
“풀 냄새 맡으며 물 장구 치고 싶고, 꽃밭에서 뒹굴다가 인생사진도 한 장 찍고, 이왕이면 자전거도 탔으면 좋겠는데….”
너의 바람이 이루어 질 거야. 그곳, 곡성에 가면….

▲물길, 자전거길, 찻길 그리고 기찻길이 나란히 누워있는 곳

서대전역에서 출발하는 곡성(谷城)행 열차는 오전엔 4차례뿐, 예약대기를 거친 후 겨우 오른 열차는 2시간을 달려 최근 영화 개봉 후 더 핫해진 그 곳 ‘곡성역’에 도착했다.

싱그러운 흙길과 오래된 철길 사이에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품고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蟾津江) 물길이 반갑다. 때 마침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바람을 가로지르는 증기기관차를 향해 곱디고운 얼굴을 한 꽃잎들이 손을 흔든다.

▲ 장미와 여인 모형
▲ 장미와 여인 모형

곡성역을 빠져나와 조금만 걷다보면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다. 운행하지 않는 옛 전라선 철로와 역사(驛舍)를 그대로 보존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했다니, 버리지 않고 발전시키는 지자체의 현명함에 감탄할 뿐이다.
가족, 연인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레일바이크를 즐기거나 증기기관차 체험을 원한다면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사람이 몰리는 5월엔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움의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장미들
▲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장미들

▲천만송이 세계 명품장미의 향연

걸어도 좋고, 자전거 여행을 해도 좋을 그 길의 끝에 계절의 여왕이 피워낸 장미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것도 1004종류의 세계 명품장미란다.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선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봉우리들이 유혹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28일까지 열리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장미축제는 그 규모와 품종, 다양성 면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얼굴로 핀 꽃잎 사이에 서로 닮은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그들만의 추억을 카메라 앵글에 담고 있다. “꽃보다 네가 더 이뻐“ ”자기야 어디있어? 꽃인줄~“ 곳곳서 들리는 연인들의 대화가 사랑스럽다.

몇 걸음 앞서 인생사진을 찍어보겠노라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딸의 어깨를 돌려세워 묻는다.
“분홍장미의 꽃말이 뭔지 아니?” “행복한 사랑!!”

▲ 칙칙폭폭 증기기관차
▲ 칙칙폭폭 증기기관차

▲칙칙폭폭 뿌~ 달려라 증기기관차

오랜 세월의 흔적을 잘 지켜낸 옛 곡성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물씬 풍기는 역사, 흑백TV에서나 봄 직한 창문과 의자, 오래된 간판까지…. 시곗바늘을 과거로 돌려놓은 듯이 몽환적이다.

옛 곡성역 앞에 정차한 관광형 증기기관차에 올라탄다. 폐선이 된 곡성역~가정 간이역 구간 10㎞를 시속 30~40㎞ 속도로 달리는 기차는 디젤 기관차에 겉모습만 미카형 증기기관차지만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엔 부족함이 없다. 무려 에어컨도 나온다. 일반 기차에 비해 많이 느리지만 그래서 더 기억창고에 오래 담아둘 수 있지 않을까.

▲ 섬진강 출렁다리와 징검다리
▲ 섬진강 출렁다리와 징검다리

가정역에 도착하니 또 하나의 명물 섬진강 출렁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위로는 다리를 걷고, 아래로는 섬진강 물길에서 다슬기를 잡는 가족들이 제법 보인다. 봄날의 하늘만큼이나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취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꺼내어 물수제비를 떠 본다.
 
이 봄이 다 가기전 청춘과도 같은 꽃잎들이 떨어지기전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 ‘곡성’ 에서 과거와 현재를 멋지게 달려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운인가. 바로 지금!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고 떠나보자.
 
▲ 세계장미축제에 핀 형형색색 장미꽃
▲ 세계장미축제에 핀 형형색색 장미꽃

[조금 더 둘러볼까] 국도 17호선 구례~곡성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기도 했고, 한국관광공사가 5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뽑은 섬진강변 국도 17호선.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섬진강기차마을을 비롯해 영화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가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메타세퀘이어 길, 도깨비를 테마로 한 섬진강도깨비마을,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사성암과 섬진강변 대나무숲, 지리산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화엄사와 멸종 위기종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 등 낭만이 가득한 명소가 즐비해 있다.

고미선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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