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후쿠이 행복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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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후쿠이 행복 모델

발언대 한밭대 기획처장 기술지주사 대표

  • 승인 2017-05-28 10:09
  • 신문게재 2017-05-29 2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일본에서 2011년 조사이후 매년 '행복도 1위'를 놓치지 않는 곳이 인구 70만의 작은 도시 후쿠이(福井) 현이다. '일본총합연구소'가 행복도 순위를 매길 때 사용한 지표(65개)를 보면 건강, 문화, 일자리 생활,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있으며 매년 추가로 이주자의 행복도, 여성의 활약 등 지표를 담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저출산, 여성의 경력단절, 가족해체 그리고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겪은바 있다. 이 다섯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한 도시, 후쿠이의 노력을 분석해 그 시사점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중서부에 위치한 후쿠이 현의 니시카와 잇세이(西川一誠) 지사가 4월말 송하영 한밭대 총장 등 대학관계자들에게 제시한 '행복 근원 7가지'는 흥미롭다. '풍부한 일터, 충실한 육아지원, 독특한 기술력, 플러스가 되는 가계부, 깊은 관계속의 가족, 아이들이 많아도 안심, 그리고 학력과 체력이 모두 높은 아이들' 등 7가지 요인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모두는 서로 긴밀한 상관관계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행복도 1위를 연속해서 후쿠이 지역이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 현지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행복도 1위'의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풍부한 일터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직장이 주거지와 가까이 있어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의 취업률도 높아 후쿠이대학은 졸업생의 취업률이 90%가 넘어 전국 1위에 있다.



둘째, 충실한 육아지원이다. 맞벌이율이 전국 1위이며, 육아로 인한 휴업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후쿠이 육아응원 사업' 이나 중학교 3학년까지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 의료비 조성제도'가 있다. 또한 자녀를 양육할 때 이를 응원하는 기업들에게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다.

셋째, 독특한 오직 하나(Only One)의 기술 보유이다. 섬유나 화학, 전자부품 등의 분야에서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제품이나 기술이 16개나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도 50개 이상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난부 요이치로는 후쿠이 지역출신이며, 학생들이 본받고자 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한편 후쿠이 현의 '사바에'(鯖江) 시에 소재한 안경테는 소재개발과 디자인 역량으로 고가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대전의 안경산업과 상호보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긴밀한 교류가 필요하다.

넷째, 깊은 가족간의 유대관계이다. 자기 집을 소유한 비율이 80%로 매우 높으며, 주택의 면적 또한 전국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주거환경도 매우 좋다. 무엇보다 조부모, 부모, 자녀의 3세대의 함께 사는 비율은 일본내 최고수준이다. 근처에서 사는 것을 포함할 경우 무려 80%나 되며, 맞벌이하는 부모대신 손자, 손녀를 돌보는 '손자 양육의 세대'도 독특한 면이다.

다섯째, 자녀들의 학력만이 아니라 체력을 함께 추구한다. 후쿠이 현에 사는 아이들은 일본 전역의 학력테스트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이것이 가능한데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학습지도와 조부모의 양육도 크게 작용한다. 또한 작은 학교에는 교실에 문이 없어 옆 강의가 들리기도 하는데, 의도적으로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반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전국체력테스트에서도 항상 1등을 한다. 체육활동이 활발하며, 늘 팀 기반의 활동과 경쟁을 하도록 하고, 운동을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들도 골고루 뛰도록 한다. 또한 릴레이 달리기를 할 때도 0.1초라도 목표를 설정해 스스로 목표관리를 통해 동기부여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는 지역으로부터 시작한다'라는 공통된 가치관을 지닌 대전은 후쿠이 모델로부터 타산지석을 삼을 수 있다. 자녀들의 학력과 체력이 모두 높은 도시, 외국인이 살기에도 편안 개방적인 곳, '산학일체' 협력을 강화해 일자리가 풍부한 곳, 시민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대전만의 고유모델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공부만 잘하는 자녀가 아니라 공감을 잘하고 협동하는 창의적 아이들로 키우는 새로운 모델 연구와 실천을 통해 '대전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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