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아이러니한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령

  • 경제/과학
  • 기업/CEO

[편집국에서] 아이러니한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령

  • 승인 2017-05-28 11:18
  • 신문게재 2017-05-29 5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구상이 아이러니하다. 무분별한 반려동물 자가 진료를 막고자 오는 7월 1일부터 자가 진료 금지령이 내려지지만, 피하주사는 허용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무자격 의료행위는 지난 1994년부터 행해졌다.

당시 반려동물은 소와 돼지에 주사를 놓는 가축농가와 마찬가지로 자가 진료가 허용됐다. 때문에 일명 강아지공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수술과 주사 등 진료행위가 버젓이 진행됐다.

지난해 한 TV프로그램에 나온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번식 농장을 한다는 농가 주인은 종이컵과 주사기를 이용해 마구잡이로 개들에게 바늘을 찔러댔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 가능했던 일일까.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했기 때문일까. 죄의식 하나 없어 보이는 농장 주인은 카메라 앞에 여과 없이 시술을 보여줬다. 수술을 하던, 주사를 놓던 어떤 진료행위를 해도 불법이 아니다 보니 당당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자 반려동물 자가 진료 금지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꿈틀거렸다. 여러 수의사도 이에 대한 정책에 한목소리를 냈고, 수의사법 시행령이 지난해 말 시행됐다. 개정안은 7월 1일부터 발효된다.

모두 정책에 환호를 보냈지만, 자가 진료 범위에 피하주사를 허용할 것이란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은 반려동물 소유주와 수의사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개정안 지침엔 보호자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약을 먹이거나 바르는 행위, 수의사 처방·지도에 따라 투약 등도 포함됐다. 이러한 지침은 개나 고양이를 키워본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헌데, 피하주사 허용 지침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수의사들은 백신과 항생제를 과다 투여했을 때 동물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또 동물을 돈으로 보는 번식농가에만 좋은 지침이라고 비판한다. 동물 학대를 조장할 것이란 개탄 섞인 목소리도 높아진다. 일부 수의사들은 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모습마저 보인다.

반려동물은 어떤 이에겐 친구로, 또 어떤 이에겐 가족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현관문을 열었을 때 졸린 눈으로 마중 나온 반려동물을 본 적 있는가. 묻고 싶다. 당신은 이런 반려동물에게 주삿바늘을 찌를 수 있을지.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 송익수 수질관리과장, 어버이날 기념 특별후원금 기탁
  2. 굿네이버스 대전지부, 다감커피 좋은이웃가게 현판 전달식
  3. 대전YMCA 청소년 장학회 함께 해요
  4. 지금 우리 가족 대화, 안녕한가요?
  5. 사랑의 사다리 밴드,대덕구 소외계층 8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정림종합사회복지관 행복나눔 효(孝) 팔순잔치
  2. 초뭉이와 함께 하는 천사의 소원
  3. 동갑 배우 '강하늘·신혜선', 국세청 홍보대사로 재회
  4.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뷰 맛집'...혹서기 전 가보자
  5. 농식품부, 식품 및 외식업계와 간담회로 '물가안정' 유도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919억 원 규모 업무협약 체결

대전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919억 원 규모 업무협약 체결

대전시는 3일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919억 원 규모 투자, 200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대전상공회의소 정태희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시스템스 박승국 대표 ▲㈜넥스윌 서원기 대표 ▲대한문화체육교육협회 김상배 회장 ▲㈜디엔에프신소재 김현기 대표 ▲㈜에스제이 김명운 대표 ▲㈜케이이알 김민표 상무 ▲㈜플레토로보틱스 박노섭 대표가 참석했다. 기업들을 산업단지별로 나눠 살펴보면, 유성구 장대산단으로 ▲전자전, AESA 레이다 시험장비 등 통신 전문업체인 ㈜넥스윌..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수두룩…"신원확인·모니터링 강화해야"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수두룩…"신원확인·모니터링 강화해야"

<속보>=대리 지원, 지원시간 뻥튀기 등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사례가 만연한 가운데, 활동지원사 신원확인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도일보 2024년 5월 2일자 6면 보도> 2일 취재결과, 보건복지부 장애활동지원 사업으로 활동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가사, 사회생활 등을 보조하는 인력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 중구와 유성구, 대덕구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민원이 들어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대부분 장애 가족끼리 담합해 부정한 방식으로 급여를 챙겼다는 고발성 민원이었는데, 장..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대입에서 충청권 의과대학 7곳이 기존 421명보다 389명 늘어난 810명을 모집한다. 올해 고2가 치르는 2026학년도에는 정부 배정안 대로 97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전지역 의대는 199명서 156명이 늘어난 355명을 2025학년도 신입생으로 선발하고, 충남은 133명서 97명 늘려 230명, 충북은 89명서 136명 증가한 225명의 입학정원이 확정됐다. 2일 교육부는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증원 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

  •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