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이었을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교단일기]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이었을까?

  • 승인 2017-05-29 11:44
  • 신문게재 2017-05-30 20면
  • 서민선 나래유치원 교사서민선 나래유치원 교사
▲ 서민선 나래유치원 교사
▲ 서민선 나래유치원 교사
새학기가 되어 새로운 아이들과 하루하루 폭풍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

작년 우리반 아이들이 생각이 난다. 매일 만나고 헤어질 때마나 “친구야 정말로 보고 싶었어” “오늘도 행복하고 즐겁게 우리 함께 지내자”, “ 내일 또 만나자” 노래 부르며 인사하고 서로 안아주던 모습, 친구를 도와줄 일이 생기면 “제가 할래요!”라고 외치던 모습,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며 생글생글 웃으며 사랑의 표현을 듬뿍 하던 모습... 지난 1년 동안 반 아이들과 생활해 온 나날들을 돌이켜 보면 그립고 또 그립다.

매년 그리고 올해도 새학기가 되어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낼 나날들을 상상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가 되어야지! 라는 마음을 먹게 된다.

하지만 7년차 교사인 나는 점점 처음 아이들과 만났을 때의 마음과는 다르게 엄한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단호한 모습을 보이다 보면 감정이 앞서 내 마음까지 상하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그리고 돌아서면 후회하고... 이런 모습들이 요즘에는 더욱 자주 생겨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웃으면 아이들도 웃고, 내가 칭찬하면 아이들도 멋진 행동을 더 보이려고 하고, 내가 안아주면 아이들이 더 다가온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 하나 잘 관찰하다 보면 조금 부끄럽지만 숨 고르며 한 마디씩 해내는 용기 있는 모습, 양보하기 싫지만 나누고 베푸는 모습,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마음, 먹기 싫지만 선생님의 격려에 “그럼 어디 한번 먹어볼까?”라며 한 두 개씩 더 먹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 한 없이 예쁘고 기특한 마음이 들다가 문득 내 마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시 약속하는 시간을 갖고, 이렇게 교사만 주저리 이야기 하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정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의 틀에 아이들의 모습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다 보니 아이들도 나도 서로가 힘든 교실이 되는 날도 있고, 이해와 포용의 모습이 아닌 가르침으로 이끌어 가다 보니 활기찬 교실 분위기 보다는 지친 날들의 연속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이렇다보니 선생님의 칭찬을 받으려고 아이다움의 모습을 버리고 교사의 눈치를 보며 하루를 생활하는 아이들,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을 빌려 멋져 보이고 싶은 아이들의 모습, 선생님의 눈치를 보다 솔직함 보다는 숨기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낼 때가 많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자 했던 날들을 돌이켜 보면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자 굳게 마음먹었던 지난날이 생각이 난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에서 고다니 선생님과 같이 아이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따뜻한 사랑과 눈빛을 가져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 오늘의 하루도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이었나’라며 반성해본다.

하루 하루 폭풍같은 하루 보다는 선물과 같은 하루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날들의 연속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매일 매일 모든 시간들이 선물과 같은 하루가 될 수는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어 보석과 같은 특별함을 발견해보자! 라는 결심으로 이 글을 마친다.

서민선 나래유치원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