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대전시-자치구 경청토론회 후일담

  • 정치/행정
  • 대전

[편집국에서]대전시-자치구 경청토론회 후일담

  • 승인 2017-06-04 12:43
  • 신문게재 2017-06-05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대전시의 자치구 순방 ‘경청토론회’가 지난달 31일 대덕구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일정을 끝마쳤다. 대전시는 기존 시와 자치구 공무원이 모여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겠다고 했다. 대전시장이 주민과 앉은 자리에서 소통하겠다는 발상은 환영할 만하다. 그 과정에서 소통을 읽는 건 각자의 몫이지만 기자의 눈에 비친 경청토론회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좌석배치와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진행, 미흡한 준비 등이 그러했다.

다섯 번의 경청토론회는 모두 ‘우수시책 발표’, ‘현안 과제’,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우수시책 발표는 각 자치구의 ‘자랑할 만한’ 시책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자치구 국·과장급이 직접 발표했다. 구민에게 우수 시책을 설명하며 어떤 자치구는 자기자랑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잘하는 시책은 계속 잘하면 될 것인데 지난 언론보도까지 소개하며 시민의 발언 시간을 잡아먹었다. 현안 과제는 자치구가 당면한 숙원사업에 대한 대전시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사전에 현안 과제를 전달받은 대전시는 구민 앞에서 선심성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굳이 시민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하지 않아도 될 내용으로 다가왔다.

자치구가 실질적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자치구별 완성도에 크고 작은 차이도 느껴졌다. 경청의 참뜻을 간파해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던 자치구가 있던 반면, 행사 전반이 엉성해 발걸음을 한 구민에게 민망함을 준 자치구도 있었다.

돋보인 건 유성구다. 토론회 무대를 야외로 선정해 오가는 시민들이 현장을 지켜볼 수 있게 했다. 좌석 배치도 시민 중심이었다. 대전시가 민감하게 느낄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서슴없이 등장했다. 허태정 구청장은 발언을 최소화하고 대전시장과 구민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행사 준비도 철저했다. 원형 무대 앞쪽에 프로젝터를 설치해 발언자의 모습을 비췄다.

반면, 대덕구가 준비한 토론회는 아쉬움을 남겼다. 현장의 에어컨이 고장나 대형 선풍기 소리에 발언자의 목소리는 흩어졌고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일쑤였다.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발표는 장비 문제로 행사 후반부로 밀려났고 발표를 맡은 대덕구 간부급 공무원은 발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등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바뀐 경청토론회는 내년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을 동원하는 행사를 개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부활할 경청토론회가 ‘경청’을 기치로 한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되기 위해선 소통의 의미를 깨닫고 더 많은 준비를 기해야 할 것이다.



임효인 사회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