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논란’ 중앙로 지하상가 점포 거래... 대전시 알고도 묵인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불법 논란’ 중앙로 지하상가 점포 거래... 대전시 알고도 묵인

  • 승인 2017-06-12 18:00
  • 신문게재 2017-06-13 7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시 공유재산인 상가 임차해 권리금 받고 넘기면서 사익 추구
상인회 측, “현행법상 문제 소지 있지만, 시장 원리에 맡겨야”
대전시, “당장 뚜렷한 대책 없다”... 2019년 운영권 반환 앞두고 해법 주목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내 점포는 '상인간 거래가 금지된’ 대전시 공유재산임에도 20년 넘게 불법권리금을 통해 거래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시와 이를 위탁관리 중인 상가연합회 측 모두 이를 알면서도 ‘시장원리’에 따라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묵인해왔다.

하지만, 1994년 문을 연 후 24년째 운영 중인 지하상가 점포의 권리금 거래를 당장 금지할 경우, 상인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앙로 지하상가 조성사업은 1987년 10월 당시 대전시가 (주)영진건설(유통), (주)대우건설와 지하도로(상가겸용) 및 동서관통도로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했다. 시공사는 601개의 상가를 준공한 후 20년간 무상사용과 함께 상가관리ㆍ운영권을 얻는 조건으로 대전시에 기부채납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시공사 부도로 관리ㆍ운영권은 2014년 7월까지 상인회인 (사)중앙로지하상가로 이관됐다.

문제는 불거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중앙로 지하상가는 대전시의 공유재산이다. 소유권이 대전시에 있다는 얘기다. 시는 상인들에게 사용수익허가권만 내줬다. 점포주들이 점포영업을 그만둘 때 시에 사용수익허가권을 반납하고 떠나면 되는데, 권리금을 받고 넘긴 것이다.

1994년부터 허가권을 얻어 현재까지 영업하고 있는 상인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권리금 거래는 수십년간 이어져 왔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점포주는 본전을 뽑지 못하거나, 투자비 회수 등을 이유로 권리금을 요구한 것이고, 중개업자도 수수료를 받으니까 소개했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사)중앙로지하상가 모두 권리금 거래를 인지하고 있었다.

시가 2014년 7월 연간 40억여원의 임대료를 내는 등의 조건으로 2019년 7월 5일까지 상인회에 재위탁을 맡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 관계자는 “당장은 뚜렷한 대책이 없지만, 위탁계약이 끝나는 2019년 7월전까지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다만, 지하상가 문제는 현실과 맞지 않아 제도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결국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는 최근 지하상가의 임차권 양도 허용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감사원과 행정자치부의 지적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상인들은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기지 못하고, 빈 점포는 서울시가 회수해 경쟁입찰을 통해 임대한다.



중앙로 상인회 측은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인수 중앙로지하상가 운영위원장은 “중앙로 지하상가는 전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특색있고 문화와 패션을 즐길 수 있는 활성화된 곳”이라며 “공유재산물품관리법만 강조하면 지하상가는 쇠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시장원리에 따라 융통성 있게 거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상인들에게 점포는 생계와 직결된 전 재산이기 때문에 자칫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재산인 지하상가의 권리금을 인정하는 내용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