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로젝트 대전3, 부코비니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리뷰] 프로젝트 대전3, 부코비니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일류 연주자와 삼류 오케스트라가 빚어낸 절반의 성공

  • 승인 2017-06-15 08:53
  • 신문게재 2017-06-16 11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 오지희(음악평론가ㆍ백석문화대교수)
▲ 오지희(음악평론가ㆍ백석문화대교수)


프로젝트 대전3 음악회가 부코비니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양윤희의 쇼팽 협주곡 협연으로 9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대전예당이 올해 야심차게 시작한 2017 그랜드시즌 핵심 연주회로, 대전과 관련된 연주자와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대전 프로그램의 세 번째 무대이다.

초청된 오케스트라 5개 단체 중 부코비니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유일한 외국 오케스트라이기에 신선한 기대감을 준 측면도 있다. 그러나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1번에서 베토벤 교향곡 2번에 이르기까지 음악회 내내 떠나지 않은 생각은 어떻게 지역 민간 오케스트라 수준보다도 못한 단체가 주요 프로그램의 연주단체로 선정되서 그것도 대전예당의 그랜드시즌 무대에 설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이런 연주라면 프로젝트 대전에 참여하는 오케스트라에 굳이 외국단체를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감동은 작품에 대한 뛰어난 음악적 해석과 연주에 임하는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부코비니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끈 지휘자 요셉 조잔스키는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려고 나름 애를 썼다. 하지만 둔감하고 거친 음향으로 균질한 울림을 내지 못한 현악기군과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혼자 내뿜는 관악기들로 인해 음악적으로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최악의 상태로 교향곡은 마무리됐다. 애초부터 이 단체는 교향곡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전혀 갖추지 못한 상태로 무대에 올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반면 양윤희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은 탄탄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쇼팽음악이 지닌 섬세한 감성이 오롯이 표현된 매우 뛰어난 연주였다. 빈약하고 부실한 반주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적 길을 묵묵히 헤쳐나간 양윤희는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양윤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하고 참된 연주를 해낼 수 있는 연주자라는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었으며, 알찬 소리와 부드러운 강약조절, 깨끗한 페달링이 만들어낸 음색은 쇼팽음악이 지닌 아름다움을 온전히 드러낸 힘이었다.

따라서 프로젝트 대전3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일류 연주자와 삼류 오케스트라의 협업은 엉성했지만, 오히려 미래 음악계를 주도할 한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피아니스트 양윤희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신의 길을 꾸준히 갈 수만 있다면 분명 오늘을 뛰어넘는 연주자로 우뚝 설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