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기획] 참전 양세우 옹 “태극기는 국가이자 가족, 내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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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기획] 참전 양세우 옹 “태극기는 국가이자 가족, 내 분신”

  • 승인 2017-06-22 16:29
  • 신문게재 2017-06-23 7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전쟁 당시 군 입대, 직업 군인 선택해 대령까지 역임
전방에서 죽을 고비 넘겼왔다는 형의 소식 전해 들어
6ㆍ25 전쟁이 끝나고서야 만난 형과의 첫 자리, 태극기 손에 쥐어줘


“전쟁을 겪은 이후로 대한민국, 우리나라를 다시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됐지. 지금 태극기를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에 참전해 싸웠던 양세우(88) 옹에게 태극기는 남다른 감회를 준다.

양 어르신은 5남매 중 막내로 옥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철부지 학생이었다.

그는 형, 누나에게 이쁨을 많이 받으며 순박한 청년으로 자랐다. 특히 바로 위 넷째 양천수 어르신은 그를 많이 챙겼다.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6ㆍ25 전쟁이 발발했다.

“북에서 쳐들어왔다. 전쟁났다. 도망가야 한다”며 갑자기 마을 전체가 분주해졌다.

양 어르신은 “20살쯤 됐을꺼야. 짐도 제대로 못챙기고 도망가기 바빴지”라며 “누굴 챙기고 할 새도 없었어.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걷고 걷고 또 걸어서 대구에 있는 청도군까지 도망갔어”라고 회상했다.

대구 청도에서 그는 국군에 입대하게 된다.

양 어르신은 “사실 말이야. 당시에는 군에 입대하는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했어. 젊다 싶으면 징병이 당연했으니까 말이지”라며 “이제 생각해 보면 나라를 위해 한 몸 희생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지다”고 뿌듯해 했다.

군에 입대한 양 어르신은 장교 시험을 봤고 직업 군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는 “6ㆍ25 전쟁이 터진 직후 전쟁은 잔인하고 참혹했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슬퍼할 틈도 없었다”며 “군인이 되서 많은 이들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지. 지금은 보급과, 당시는 병참과라고 했는데 후방에서 급식이나 기름 같은 보급품을 분리해 전달하는 업무였다”고 말했다.

그의 넷째 형인 양천수 어르신도 전쟁 당시 군에 입대해 전방에서 근무했다.

양 어르신은 “도망가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통에 형님이 군에 들어간 지도 몰랐어. 형님은 생지옥 같은 전투에서 간신히 살았다고 하시더라”라며 “난생 처음 보는 전투기들과 집채만한 탱크들 사이에서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쟁이 끝나고 넷째형을 만나니까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형은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면서 나에게 태극기를 쥐어줬어”라며 “이후로 나에겐 태극기는 국가이자 가족, 내 분신이야. 그렇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지”라고 회상했다.

참전용사인 양세우 어르신은 당시의 공을 인정받아 보국수훈상을, 그의 형 양천수 어르신은 무공수훈상을 받았다.

당시 직업 군인을 선택한 양세우 어르신은 대령을 역임하고 전역했다.

현재 그는 한국 고령사회 비전연합회 고문직과 대전노인회에서 교육지도를 맡으며 호국 보훈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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