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최저임금 1만원, 경제부터 살피고 논하자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최저임금 1만원, 경제부터 살피고 논하자

  • 승인 2017-07-10 15:51
  • 신문게재 2017-07-11 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시간당 1만원.

근로자에겐 희소식으로, 기업엔 불만으로 다가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 탓이다.

현재 6470원에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문 대통령의 말이 지켜지려면 매년 15%씩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건 분명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걸 반대하자는 소리가 아니다. 기업의 현실을 보고 그에 따른 인상률을 고민하잔 소리다. 대전만 하더라도 기업이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지역 기업 2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소기업건강도지수를 보면 이달 전망은 85.6이다. 기준치(100)를 전후로 상황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85.6은 기준치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지역 제조업들의 공장가동률도 최저다. 통상 80% 이상 가동 때 정상적이라고 판단하는데, 이달은 70선이 붕괴된 69.9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낮은 수치다. 내수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하락에 기업이 경영난에 허덕인다는 걸 보여주는 이정표다.

여기에 기업들의 최대 애로사항은 인건비 상승이 44.7%로 1위를 차지한다. 헌데, 여기서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을 올리잔 정부의 방침은 기업 대표들에게 ‘기업을 경영하지 말란 소리’로 다가온다.

많은 기업인이 이렇게 얘기한다.

“경기부터 살리고 나서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했으면 한다”라고 말이다. 국내 기업 중 87.9%가 중소기업 근로자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일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의 임금이 매년 15%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기업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상황을 예로 들어 기업인들에게 질문하면 “정부가 일자리는 늘리려고 하는데, 임금은 올리자고 한다.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 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겠냐”고 답한다.

이는 통계로도 나온다. 중소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조사에서 기업 절반은 최저임금 고율 인상 시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렇듯 섣부른 최저임금 상승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업인들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데 찬성한다. 하지만 그 숫자가 너무 크다고 푸념한다. 지역 경기부터 살리고, 그때 가서 최저임금을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쉰다.

정부는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 곳곳의 경제 상황을 살피고, 이에 적합한 최저임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근로자도, 고용주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신중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2. ‘2024 e스포츠 대학리그’ 시드권 팀 모집 시작
  3.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신안동, 노인 대상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 추진
  4.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성거읍, 노인 대상 '별꽃 원예 치유 프로그램' 추진
  5. [사설] 소진공 이전 아닌 원도심 남는 방향 찾길
  1. "자식한텐 과학자로 가지 말라고 한다" 과학의 날 앞두고 침울한 과학자들
  2.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우리동네 교통안전 사랑방' 신설 운영
  3. [4월 21일은 과학의날] 원자력연, 방사선 활용해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구슬땀
  4. [2024 대전 과학교육 활성화]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5. [사설] 민주당 '상임위장 독식설', 또 독주하나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