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바람과 라이온 (The Wind And The 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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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바람과 라이온 (The Wind And The Lion)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28

  • 승인 2017-08-11 11:51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오늘 소개해드리는 영화는 1904년 모로코 탕헤르 지역에서 모로코의 독립운동가였던 실존인물 ‘물라이 엘 라이슐리’가 모로코 북부지역의 독립을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미국인 미망인 “이든 부인”과 그 자녀들을 인질 납치했던 실화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1975년에 현재 “로마”라고 하는 인기 TV드라마를 연출하여 유명해진 존 밀리어스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어드벤처 영화로서 숀 코너리, 캔디스 버겐, 죤 휴스톤과 같은 세기의 명우들이 출연한다.

약 40년 전에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던 영화였지만 지금은 15세 등급 관람 영화로서 중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위력이라고 할까? 실제상황보다 더 실제와 같은 장면들을 우리는 만날 수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모로코 최후의 바르베리 해적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라이슐리’(숀 코네리 분)로서 그의 민족주의적 활약상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1차 대전 직후의 모로코. 현대 물질문명에 오염돼 가고 있던 그 모로코 안에도 그 곳의 전통적인 풍습을 믿으며 고집하고 살아가는 부족 하나가 있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회교를 믿으며 그 교리에 따라 엄격하게 살아간다. 라이슐리는 바로 그 부족의 족장이다. 사막을 배경으로 무력과 민중의 지지로 살아가는 민족 지도자 라이슐리! 그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에 이어 미국까지 모로코로 들어와 영향력을 점점 확산해 나가자 모로코 국가의 존폐여부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

원래 모로코 술탄가문의 한 사람이었던 라이슐리는 형을 믿고 외국 군대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술탄을 비방했다가 형의 배신으로 지하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라이슐리를 추종하는 세력들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탈출하고 리프족 족장 자리에 까지 오른다. 그런 라이슐리는 외세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일깨워주고 또한 모로코의 자주적 독립을 위해 모로코에 거주하는 외국 민간인들을 납치하여 열강들에게 공포심을 불어넣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 미망인 ‘이든 부인’과 그 자녀들을 납치하여 인질로 잡았던 것이다. 이처럼 강인한 민족운동가인 그를 가리켜 사람들은 라이언이라고 불렀다. 한편 이 미국인 가족 인질사건을 계기로 영국에선 함대를 파견했고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이어 이번에는 유럽이 아닌 미합중국인 미국에서 까지 모로코의 주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다가온다.

특히 미국의 당시 대통령이였던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브라이언 키스 분)이 그 중심에 서있었다. 그는 그 만의 뚝심을 가지고 미국 최초로 노동운동에 개입해 노동자 편에서 ‘셔먼 독점 금지법’으로 자본을 힘으로 눌렀다해서 사람들은 그를 미국 최초의 좌익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미국 대외 외교에 있어서 만큼은 철저한 강대국 논리를 편 장본인이다. 그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의 친삼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모로코의 패권을 잡아 대통령 재선운동에 성공하기 위해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무릅쓰고 미국 해병대를 시켜 이든부인과 아이들 구출작전을 빌미로 모로코의 실세인 바쇼를 공격했던 것이다.

그 테오도르 루즈벨트를 라이슐리는 바람이라고 불렀다. 영화 <바람과 라이온>은 바로 이 두사람 루즈벨트(바람)와 자기 영토를 지키려는 라이슐리(사자)의 싸움이야기이다. 그런데 사실 라이온이라 불리우는 라어슐리는 외형적으로는 강력해보이지만 온건한 심성을 가진 민족지도자였다.

그는 어느 날 자기가 인질로 잡아온 미국인 미망인 ‘이든부인’(캔디스 버겐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문화의 힘을 크게 가진 미국은 남의 행복을 짖밟으려고 하는가?

그리고 영화는 이 바람과 라이언의 싸움 중간에 라이언인 라이슐리와 납치된 이든부인과의 사랑이야기를 삽입해 넣었다. 처음에 이들은 공포의 족장과 인질인 여자로 만나게 된다. 그래서 라이슐리는 자기 부족의 관습에 따라 그녀를 길들이려고 했다.

그런 어느날 이든부인은 부족인을 매수하여 그 부족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지만 이내 다시 다른 부족에게 사로잡혀 죽음의 위기 순간을 맞는다. 이 때 그녀 뒤를 따라왔던 라이슐리로부터 구출이 되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녀는 라어슐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라이슐리의 자기 민족사랑을 이해하기 시작한 그녀는 라이슐리에 대해 호감을 갖는다. 결국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 어느 날 열강들은 라이슐리의 조건을 받아들여 인질교환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면서 협상이 결렬되고 오히려 라이슐리가 스페인군에 의해 잡히게 된다. 이 때 이든 부인은 사랑하는 라이슐리를 살리기 위해서 미군장교를 찾아가서 루즈벨트 대통령의 인질석방에 대한 미국의 협상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미국은 법치국가로서 이 신뢰회복을 약속하지만 사실은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여 라이슐러를 석방시키려고 했다. 그리고 또다시 열강들의 서로간 이해득실로 인해 전투가 벌어진다. 이때 라이슐리 부족의 기마병들이 라이슐러를 구출하기 위해 진격해온다. 그리고 다시 전투는 더 크게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라이슐러는 이든부인에 의해 구출되지만 이들은 서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확실히 남성적인 영화라고 볼 수가 있다.

그 이유는 남성들의 사나이다움의 멋스러운 장면들이 두드러지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모든 것을 잃고 석양의 해변가에서 라이슐리는 부하와 함께 루즈벨트에게 보내는 편지를 꺼내든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바람, 나는 라이온. 당신이 폭풍우를 몰고 와 모래가 내 눈을 가리고 땅이 나를 흔들어 나는 울부짖지만 당신은 아량곳 하지 않는구려. 그러나 당신과 나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소. 당신이 바람처럼 당신의 존재도 모른 채 나를 몰아치지만 나는 라이온처럼 이곳에서 내 땅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요. 당신은 바람, 나는 라이온. 당신은 바람이었고 나는 라이온이기 때문이요. (from, 물라이 엘 라이슐리. 모로코의 슐탄”) 바로 이 장면이 영화의 핵심이자 제목이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 중 최고의 대사는 마지막에 바닷가에서 부하와 함께 서 있는 라이슐리의 대사일 것이다. 부하가 ”라이슐리여! 우린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대의 말처럼 바람이 모든걸 쓸어갔습니다” 라고 하자 그 샹황에서도 호탕하게 웃는 라이슐리 그리고 하는 말 “ 쉐리프! 없어진 것이 아니지! 언제는 우리가 가진 것이 있어 살아왔는가? 인생은 그 자체가 존재적 가치인거야!” 그러고 둘이 바다를 보면서 호탕하게 웃는다. 이 얼마나 멋진 대사인가?

“인생은 그 자체가 존재적 가치”라는 말이...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에 맞서 이슬람의 전통을 지키려고 하는 라이슐리…, 그리고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두 남자의 전쟁이야기, 이 필연적인 운명을 멋지고 웅장하고 아름답게 만든 영화가 바로 <바람과 라이언>이다.

또한 아마도 이 영화를 보고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명배우 숀코네리의 멋스러운 연기일 것이다. 그는 <007> 제임스본드와 함께 <로빈과 매리언>, <왕이 되려던 사나이><붉은 10월>, <인디애나 존스-최후의 성전>, <러시아 하우스>, <하이랜드>, <파인딩 포레스터>, <젠틀맨 리그> <카메롯 전설>. <드래곤하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그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멋스러움을 보여 주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아마도 이 영화 속의 숀코네리를 더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이라면 바로 이 <바람과 라이온>라고 생각한다. 그는 2003년 애니메이션 에 목소리 출연한 이후 사실상 은퇴를 한 상태이다.

하지만 어느 외신을 보았는데 그는 지금 평범한 90세 노인으로 아내 미쉘과 함께 뉴욕 공원길을 산책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는 귀절이 새삼 생각이 난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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