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항쟁 시기 충청서도 군부대 순화교육 탄압 확인… 77명 명단 나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5.18 민주항쟁 시기 충청서도 군부대 순화교육 탄압 확인… 77명 명단 나와

5·18 진상규명조사위 1980년 충청권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 조사
계엄령 시기 충청 지역 대학생들 군 부대에 끌려가 가혹행위 피해
충청권 민주항쟁, 인권침해 역사 5·18국가 최종 보고서에 담길 예정

  • 승인 2024-05-16 18:11
  • 수정 2024-05-17 10:59
  • 신문게재 2024-05-17 1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221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순화교육을 받았던 77명의 명단. 충남대 76학번 안은찬 씨가 인적사항을 직접 기록해 보관해놓고 있었다. (사진=안은찬 씨 제공)
1980년 5·18민주화운동 기간 대전·충남지역에서도 대학생들이 계엄군에 의해 구금, 구타, 집체훈련 등 인권 탄압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직권조사 과정에서 32사단 순화교육 후 훈방된 77명의 명단이 나오면서 5·18 공식기록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16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1980년 민주화운동 관련 충청권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한 직권조사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이뤄져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1980년 5월 17일 신군부 세력의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법원의 영장 없이 인신을 구속하는 예비검속도 이뤄졌다. 당시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군사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반대 시위와 시국선언 등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학생들이 예비검속 대상자로 체포됐다. 대전 중구 소재 충남합수단에서 조사를 받은 후 28명이 구속되고, 77명이 충남 연기군에 있던 32사단 포병단 포병대대에 구금돼 순화 교육을 받았다. 대부분 충남대, 목원대, 천안 단국대, 공주사대 학생들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2주간의 구금 기간, 군에서 '시위 학생 정신훈화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삼청교육과 동일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그해 8월 제32사단 포병대대는 삼청교육대 순화 교육 장소로 쓰였다.

일반 군인처럼 아침 6시에 기상해 저녁 10시까지 폭행과 가혹 행위 등이 수반된 목봉체조, PT체조, 구보, 포복, 원산폭격, 선착순 달리기, 나무·줄에 매달리기, 정신교육 등을 받았다.

이 사실은 당시 예비검속으로 구금돼 순화 교육을 받은 충남대 졸업생 안은찬(68) 씨에 의해 밝혀졌다. 안 씨는 당시 순화 교육을 함께 받았던 이들의 인적사항을 수기로 적은 후 풀려난 뒤 이를 학과 사무실 타자기를 이용해 문서로 작성해 최근까지 보관하고 있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77명의 명단이 세상에 드러났다.

올해 6월, 5·18 진상규명조사위의 4년 간의 활동이 종료되는데, 1980년 대전·충남 지역의 민주항쟁과 인권 침해 역사가 담긴 최종 국가보고서는 오는 6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충청권을 담당했던 이상민 5·18 진상규명조사위 조사관은 "충청권에서 이뤄졌던 독재정권의 인권 탄압 행위가 비공식적으로 각 대학교 기록에는 들어가 있겠지만, 국기기관에서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지역별로 세부적으로 조사된 적이 없었고, 계엄령 당시 대학생 기소자들을 조사하다 보니 이번에 32사단 순화 교육 내용도 추가적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연서면 월하리 폐차장서 불…"주민 외출 자제"
  2. 아산시, 전통시장 주차환경 "확 바뀐다"
  3. 충남 선거구 획정, 행안부 재의요구 현실화… 도의회 6일 원포인트 임시회 다시 연다
  4. '정진석 공천 반대' 김태흠, 지선 예비후보 등록 연기
  5. 세종시 조치원 'A아파트' 입주민, 6일 일상 복귀한다
  1. 더불어민주당 장기수 천안시장 후보, "원팀으로 일하는 캠프 꾸릴 것"
  2. 이장우 "더욱 위대한 대전으로"… 재선 대전시장 출사표
  3.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4. 출마제한·내란잔당·낙하산… 충남 국회의원 보궐선거 혼전
  5.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헤드라인 뉴스


[기획] 6·3지선 어젠다-대덕세무서 신설 힘모아야

[기획] 6·3지선 어젠다-대덕세무서 신설 힘모아야

(가칭) 대덕세무서 신설을 둘러싼 요구가 경제계와 산업계, 민간단체 등 지역 각계로 확산되며 공론화되고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정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등 지역의 현안을 짚어보고, 출마 후보들이 지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6·3 지방선거 어젠다, 대덕세무서 신설'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세정 수요·공급 불균형 ② 경제계, 민간단체도 한 목소리 ③ 현실화 위해선 정치권 역량 결집 필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덕세무서 신설 목소리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

"저기 빨간 부품"까지 알아듣고 행동하는 AI… 제조업 자율화 구현 시대
"저기 빨간 부품"까지 알아듣고 행동하는 AI… 제조업 자율화 구현 시대

중소 제조업 현장의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정 변경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AI 기술로, "저기 빨간 부품"이라고 해도 알아들을 정도로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행동하는 AI 로봇 기술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이주경 박사팀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여러 AI 로봇이 협업해 공정을 운영하는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공장에서 사용된 자동화 로봇은 전문가가 미리 입력한 코딩(Rule..

충남 아동 삶 꼴찌?… 박수현 "실태조사 안 해 더 문제" vs 김태흠 "아전인수식 비판"
충남 아동 삶 꼴찌?… 박수현 "실태조사 안 해 더 문제" vs 김태흠 "아전인수식 비판"

6.3지방선거 충남도지사직을 두고 맞붙은 김태흠 충남지사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가 민선8기 도정 성과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4일 세이브더칠드런 충남아동권리센터에서 아동정책 간담회 중 "충남 아동의 삶의 질이 17개 시도 중 꼴찌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더 큰 문제는 삶의 질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출생 미등록 아동과 외국인 아동 취학통지제도 등이 사각지대 없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기본적인 실태조사가 전제돼야 한다"라며 "아이가 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