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모순, 조화로 풀어야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모순, 조화로 풀어야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7-10-13 00:00
  • 양동길 / 시인양동길 / 시인
우리사회에 만연한 모순이 보입니다. 모순, 다 아는 얘기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해 볼까요? 「초(楚)나라에 방패와 창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방패는 튼튼해서 어떤 물건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 또 창을 자랑하길 "이 창은 날카로워 뚫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라 했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그대 창으로 그대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됩니까?" 그 사람은 대꾸 하지 못했다. 무릇 뚫리지 않는 방패와 못 뚫을 것이 없는 창은 이 세상에 함께 할 수 없다.(楚人有?盾與矛者, 譽之曰, 吾盾之堅, 物莫能陷也. 又譽其矛曰, 吾矛之利, 於物無不陷也. 或曰, 以子之矛陷子之盾, 何如. 其人弗能應也. 夫不可陷之盾與無不陷之矛, 不可同世而立. / 韓非子 難一)」

논리학에서 두 명제가 동시에 참이거나, 거짓일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말이나 행동, 두 사실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이치에 어긋나는 상황에도 쓰이지요.

명절,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이, 남편 살해범으로 40대 주부가 경찰에 구속되었어요. 한가위 날 애완견이 짖어대자 남편이 몹시 화냈다는군요. 개에게 화냈다고 부부싸움 했답니다. 아내가 휘두른 흉기에 남편이 사망합니다. 근자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이 머리를 스칩니다. 어안이 벙벙합니다.

평소, 우리 사회에 생명존중사상이 고양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라 생각했어요. 모든 생명체, 소중함이야 두말할 여지가 없지요. 그렇다고 여타 생명은 귀히 여기고, 사람 목숨은 경시한다면 말이 되나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사이버 상에 떠도는 우스개 하나 볼까요? 결혼한 아들과 함께 사는 어른 이야기인데요. 무슨 일이 있으면, 며느리는 제일 먼저 아이를 챙기고, 그 다음은 남편, 강아지 순. 마지막이 노인인데 존재감이 거의 없답니다. 개만도 못한 인생이라 한탄하며, 찍소리 못하고 산다는군요. 늙은이, 다름 아닌 바로 내일, 우리 모습인데 말이죠. 앞 사람을 경시함은 자신의 미래를 짓밟는 것입니다. 자학이요, 누워서 침 뱉기지요.

국가도 다를 바 없습니다. 깔아뭉개는 과거에 미래가 짓밟힙니다. 지난 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환영합니다. 잘못된 일은 통렬히 반성하고 개선해야 되지요. 당연히, 잘 한 일은 계승 발전 시켜야 합니다. 대단한 논리가 필요치 않습니다. 잘 된 일에 보내는 아낌없는 박수가 세상을 바꿉니다. 비판이나 분석이 아니고, 죽이려 달려들면 되나요? 『공총자』라는 책에 공자가 말한 것으로 되어 있지요. 「옛날 재판 하는 사람은, 죄를 범한 그 마음은 미워해도 그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다.(古之?言公, 惡其意 不惡其人 / 孔叢子, 刑論 第四)」'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지요. 생각이 다르다고 사람이 아닌가요? 사람존중, 사람중심 외치며, 의견이 다르다 하여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행태, 이 보다 더 큰 모순이 있을까 싶습니다.

정책도 매한가지지요. 지난 10월 10일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이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였답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무역보험공사,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을 초대하여, 영국,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원전 수주 지원방안을 제시했다지요. 탈원전, 반핵 등을 주요 정책기조로 내세우며, 원전 수출 지원이라니 이런 모순이 있나요?

그뿐인가요? 말로는 경청한다며, 극구 외면합니다. 협치 주장하며 독불장군입니다. 법치국가, 사법개혁 운운하며 초법적, 초월적 행위를 일삼습니다. 북한 핵무장 철저히 응징한다, 강력 대응 한다 하다가, 800만 달러 지원한다, 대북 사업 재개한다 합니다. 전쟁 부추기는 세력, 적어도 국내엔 없습니다. 어영부영 사드 배치합니다. 경제는 눈 가리고 아웅 입니다. 소득주도성장론, 소득의 실체가 무엇인가요? 잠깐 수치 올리는 것이 정책인가요?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이 조화를 이룰 때 경제가 성장합니다. 역할이 다르지요. 그 역할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정부 몫입니다. 창의력이 사업가에 비해 조족지혈이요, 피땀 흘려 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기업 조정하려 합니다. 공공분야가 생산성이 있는 곳인가요? 생산성이 극대화 되도록 도와주는 곳이지요. 투자나 확대가 우선될 곳이 아닙니다. 당장 배부르면 된다는 복지정책으론 미래가 없습니다. 강력히 반대하던 대부분 정책, 슬그머니 꽁무니 뺍니다. 모순뿐이 아닙니다. 자주국방이 말로 되나요? 운전대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나요? 대부분 정책이 엇박자이거나 말의 성찬입니다. 허니문? 이제, 보다 냉철해 질 때라 생각합니다.

최근, 남자축구 대표 팀이 유럽 원정에서 두 번 모두 패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데요. 특출 난 개성, 많은 경험, 패기 넘치는 선수가 고르게 잘 조화되어야 강팀이 됩니다. 나라도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둘러 조화롭게 바로 잡지 않으면 똑같이 당하거나 반복됩니다. 그것이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與野 행정수도특별법 합의처리로 "세종시 완성" 의지 증명해야
  2. 대전시, 시내버스 이용 에티켓 홍보 확대
  3. 대전서 연이틀 배터리 충전 화재… 전기 이동수단 이용 증가에 '안전주의보'
  4. [문화 톡]노금선 전 MBC 아나운서의 화려한 귀환
  5. 성광진·임전수·이병도·김성근 충청권 민주진보교육감 "초광역 협력 약속"
  1. [내방] 백동흠 대전경찰청장 등
  2. 맹수석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 재논의 제안에 후보들 반응 '싸늘'
  3. 안전지도 해도 사고 나면 무조건 교사 책임?…사라지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4. 'IBS 과학문화센터' 일상 속 과학을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5. [충남도정회고록]남기고 싶은 이야기(15회) 백제문화권 종합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헤드라인 뉴스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이하 행정수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첫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위헌 소지와 국민적 공감대를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지방선거 전 제정이 불발되면서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던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발의된 특별법 5건(황운하·강준현·김종민·김태년·엄태영·복기왕 등 대표 발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심사를 보류했다. 앞서 행정수도법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4일 소위에도 상정됐지만 65개..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대전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이 등판 예열을 마치고 본격 링에 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되며 선거 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8년 이후 8년 만에 대전에서 3선 구청장이 배출될는지도 촉각이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동구청장 후보로 황인호 전 동구청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전문학 전 시의원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을 포함한 지역 단체장 선거 구도가 모두 완성됐다. 대전시장..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68% 급등하는 등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100)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2025년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상승한 것은 환율과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1~7월 이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 자연 속 힐링 요가 자연 속 힐링 요가

  • 실전 같은 소방훈련 실전 같은 소방훈련

  •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