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문화칼럼]지방선거 투표 성향과 연애 성향

  • 오피니언
  • 문화칼럼

[최충식 문화칼럼]지방선거 투표 성향과 연애 성향

  • 승인 2018-06-13 11:00
  • 신문게재 2018-06-14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92923881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핵 담판을 열어 세상을 들썩이게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를 비호감으로 생각하는 세계인이 많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다며 "정치적인 성향이 너무 다른 남편과 못 살겠다"고 이혼을 요구한 여성이 있을 정도였다. 정치적 신념 차이가 과도하면 부부관계에 벽이 가로놓이기도 한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는 특정 후보 선호라든지 질서와 안정, 변화와 혁신으로만 나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뷰파인더가 있다. 그 차이를 아는 싱글 남녀 절반 이상 또는 10명 중 7명은 정치성향이 같아야 연애한다고 답한다. 절반 이상은 역사적 관점이 상이한 이성과 교제가 어렵다고도 한다. 선거철에 꼭 나오는 결혼정보업체 조사의 통계적 유의미성을 떠나, 사랑하는 사이에 정치적 성향까지 일치하면 편한 건 사실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부부가 전체 10%가 안 된다는 사례도 이것을 반증한다. 보수의 품 안에 진보가 있을 수 있고 그 반대도 있으며 선거와 연애를 별개로 치면 그만일 테지만 6·13 지방선거에 맞춘 조사에서는 미혼자 4명 중 1명은 연인의 다른 정치 성향으로 연애를 고민하고 있었다. 정치 관련 대화를 회피하거나 슬기롭게 인정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어느 순간 맞부딪히는 지점이 꼭 생긴다.

이에 관한 학설들, 보수 성향 연인은 섹스에 보수적이고 진보 성향은 헤어질 때 잔인하다는 것 등은 입증이 좀 곤란하다. 보수적인 성향이 전염성 병원체 방어에서 진화했다거나 섹스에 제한적인지 문란한지와 같은 성 전략에서 왔다는 것 역시 경상도와 충청도, 전라도를 넣고 돌려봐도 일반화가 어렵다. 정반대 정치 성향의 연인과 결혼이 가능하다는 남성 40.5%, 불가능하다는 여성 36.8%의 수치가 우선 보기에 오히려 선명하다.



뇌의 두께부터 보수와 진보가 다르다는 연구는 보다 결정적이다. 보수 성향은 공포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오른쪽 편도체가 크고 진보 성향은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전대상피질에 회백질이 많다는 이론이다. 보수 성향은 공포 자극에 민감하고 진보 성향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토대로 신경정치학(Neuropolitics)이 등장했고 영리한 선거캠프에서는 신경정치학자를 영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뇌 구조 자체로 인해 유권자의 선택은 매우 '정서적'일 수 있다. 세상을 보는 확고한 관점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누군가의 정치 성향 파악은 어렵지 않다. 특정 정부를 비호하느냐 비판하느냐로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려는 관성 때문이다. 구분이 쉬운 만큼 연인이 정치 성향을 강요하면 10명 중 2명이 헤어진다는 응답 결과가 은근히 우려스럽다.

이 모든 조사와 가설들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대입하면 일이 커질 수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자 사이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쓸데없이 서먹해지는 부부의 침실에도, 뇌 두께가 달라 고민하는 연인 사이에도 그래서 정치가 필요하다. 정치학이 아닌, 사랑의 변주곡 같은 것 말이다.

61365264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둔산지구 집값 상승 흐름…대전 부동산 시장 윤활유될까
  2. 지방선거 D-104, '행정수도 완성' 온도차 여전
  3. 장동혁 “무죄 추정 원칙 적용… 사과·절연 주장은 분열 씨앗”
  4. 20일부터 2026학년도 대입 마지막 기회…대학별 신입생 추가 모집
  5. 세종시의원 예비후보 등록 행렬 "행정수도 변화 이끌 것"
  1. 박용갑 의원, 지방재정 안정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 대표발의
  2. 홍순식, 세종시장 예비후보 등록 "선거 행보 본격화"
  3. 뿌리솔미술공예협회, '세뱃돈 봉투 써주기' 이벤트에 "훈훈한 설"
  4. 승강기에 7명 23분간 또 갇혔다… 연휴 기간 대전에서만 갇힘사고 10건
  5. 전북은행, 'JB희망의 공부방 제221호' 오픈식 진행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완성 우리가"… 與 탈환 vs 野 수성 `혈투`

"행정수도 완성 우리가"… 與 탈환 vs 野 수성 '혈투'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세종시장 출마자들의 선거 레이스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장차 행정수도를 이끌어 갈 '수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탈환', 국민의힘은 '수성'의 목표로, 한치의 양보 없는 혈투가 예고된다.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세종에서 탄생한 '보수 지방정부'가 이번 선거에서 자리를 지켜낼지, 현직 최민호 시장에 맞설 대항마가 누가 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시장 후보까지 다자구도가 연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세종시 선거관리위원회 및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제9대 지방선..

장동혁 “무죄 추정 원칙 적용… 사과·절연 주장은 분열 씨앗”
장동혁 “무죄 추정 원칙 적용… 사과·절연 주장은 분열 씨앗”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와 관련,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도 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등 당 안팎에선 “장동혁을 끊어내야 한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사과와 절연 주장은 분열의 씨앗”=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안타깝고 참담하다”면서도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

세종시 합강동 `자율주행존` 절반 축소...선도지구 본격 조성
세종시 합강동 '자율주행존' 절반 축소...선도지구 본격 조성

2026년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의 발판 마련을 넘어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성공이란 숙제에 직면하고 있다. 인구 39만 의 벽을 허물고, 수도 위상의 특화 도시로 나아가는 핵심 기제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합강동(5-1생활권) 스마트시티 현주소는 아직 기반 조성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 로드맵에 올라탄다. 논란을 빚은 '자율주행 순환존'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핵심 권역인 선도지구 분양에 앞서 주변의 양우내안애 아스펜(698세대)과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580세대), LH 공공분양(995세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9회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 제9회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

  •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쏠린 눈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쏠린 눈

  • 고향의 정 품고 ‘다시 일상으로’ 고향의 정 품고 ‘다시 일상으로’

  • 대전시의회 임시회서 대전·충남통합 반대의견 가결 대전시의회 임시회서 대전·충남통합 반대의견 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