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폐탄약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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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폐탄약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김현수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 승인 2019-07-11 09:55
  • 신문게재 2019-07-12 22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김현수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김현수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과거에는 수명이 다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폐탄약을 바다에 투기하거나, 야외에서 소각 또는 기폭하는 방법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수질오염, 대기오염, 토양오염 등 환경문제로 인해 이 같은 처리방법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하며, 현재 엄격히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 규제에 저촉되지 않게 폐탄약을 처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재사용, 재활용 등의 방법으로 친환경적으로 비군사화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폐탄약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야외소각 또는 야외 기폭하는 방법에 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더구나 구조가 복합한 폐탄약 일수록 처리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 군과 함께 수명이 다한 폐탄약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폐탄약으로부터 회수되는 에너지물질을 재활용하는 탄약 비군사화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탄약의 비군사화는 탄약에 충전된 폭발물질(고폭화약, 추진제 등), 반응성물질 및 기폭장치 등의 취급 안전성 확보와 환경오염 방지라는 두 가지 조건을 함께 만족시켜야하는 처리공정 상의 어려움이 있다.

친환경 폐탄약 비군사화기술을 사용하면 폐탄약은 완전히 새로운 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하나도 버릴게 없게 되는 것이다. 탄약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들은 화약, 추진제, 화공품, 그리고 탄체다. 탄약 내에 들어있는 화약들 중 대표적인 화약인 TNT는 80∼90℃ 이상으로 가열하면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로 변한다. 그리고 그 이하의 온도로 냉각하면 다시 고체 상태로 변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탄약 내에 들어있는 화약은 용출시설에서 스팀을 사용해 모두 회수할 수 있다. 이렇게 회수한 화약이나 추진제는 군용 또는 산업용 화약으로 재활용하거나 회수된 화약을 유기합성방법을 이용해 고부가의 의약품 중간체, 초고속 경화형 폴리우레탄 수지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리고 탄체는 섬광소각로를 이용, 잔류 화약성분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고철로 재사용할 수 있다.

최루탄, 신호탄, 연막탄, 화공품 등 소각시설로 처리가 불가능한 폐탄약들은 고온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해 완전분해, 소각함으로써 환경오염물질인 다이옥신 배출을 원천 차단, 처리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급 건축자재인 슬래그 생산도 가능하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재래식 탄약의 친환경적 비군사화 기술이 다양하게 확보됐으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추가 과제도 남아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탄약처리시설에서 처리가 어려운 탄약의 경우 탄의 특성에 적절한 새로운 처리공정의 개발 및 전용처리시설의 확보가 요구되므로 군과 산·학·연이 협력해 관련 기술의 개발과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이미 개발된 에너지물질 회수기술, 에너지물질 변환기술, 폐기공정기술 등은 상용화 규모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설의 확보 및 운용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관련기관 및 산업체 또는 군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군이 보유하고 있는 폐탄약을 친환경적으로, 대량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탄약 비군사화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개발, 예산확보, 기술개발, 시설운용 등 모든 면에서 정부, 군, 연구소, 그리고 산업체가 유기적으로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며, 성공적 추진을 위해 꾸준한 정책적인 관심과 제도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김현수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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